지난해부터 시작된 ‘매운 맛’ 열풍이 디저트까지 번지고 있다. 화끈한 매운 맛으로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려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늘어나자 달콤함의 대명사였던 디저트 시장에서도 매운 맛을 가미한 제품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롯데리아에 따르면 크리스피크림도넛에서 지난달 출시한 매콤한 맛의 도너츠 ‘매운 오리지널’이 인기리에 판매 중이다. 롯데리아 측은 “온라인에서 이슈가 되면서 일부 매장에서는 오전에 제품이 완판되는 사례도 많다”며 “실제로 매운 맛과 달콤한 맛 도너츠를 반반으로 구성한 하프더즌 제품 매출이 과거 출시됐던 신제품에 비해 20% 가량 높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매출 추이를 살펴보고 증산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GS25의 자체 브랜드 유어스에서는 떡볶이 맛을 구현한 빵도 출시했다. 전자렌지에 살짝 데워 먹는 이 제품은 고추장 소스도 포함돼 있다. 감자칩 브랜드 프링글스는 매콤 새콤한 태국식 수프인 똠양꿍 맛의 ‘프링글스 똠양꿍맛’을 14만 개 한정 판매하고 있으며 코스모스제과에서는 ‘매운맛콘칩’ 붉닭맛을 새롭게 출시했다.
디저트 외에도 라면과 만두, 삼각김밥, 햄버거 등 매운 맛 신제품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다.
실제 신세계푸드가 최근 만두 속에 진한 불맛과 매콤한 짬뽕 육즙을 넣어 선보인 ‘올반 육즙가득 짬뽕군만두’는 출시 3일 만에 10만 개가 판매됐다. 신세계푸드는 여세를 몰아 ‘매콤한 불짬뽕맛 삼각김밥’과 ‘매콤한 불짜장맛 삼각김밥’도 새로 선보인다. 농심에서는 ‘짜왕’ 매운맛을 출시했으며 맘스터치는 중화풍의 사천식 매운소스를 활용한 ‘불싸이버거’를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매운 맛의 핵심 성분인 캡사이신은 뇌 신경을 자극해 스트레스 해소와 기분 전환에 도움을 준다”며 “경기불황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동시에 단맛에 대한 싫증을 해소하기 위해 매운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운맛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기 어렵다는 단점은 있지만 쉽게 질리지 않고 마니아층이 있는 만큼 이 시장을 잡기 위한 업체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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