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19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서울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일자리 희망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원칙이 확립되면 (비정규직 고용) 유인이 사라진다”며 “비정규직차별금지법을 우선 법제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기업이 비정규직을 쓰는 것은 쉽게 해고할 수 있고 인건비를 줄여 원가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차별금지 법제화 등을 포함한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정책은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사회적 합의와 법제화를 통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비정규직이 과다한 기업에 대해서는 공공조달 입찰을 제한하고 1년 미만 종사자에게도 퇴직금을 주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정책방향을 설명했다. ★관련기사 4·5·6·7면
이 부위원장은 또 한국 경제를 ‘겉만 멀쩡한 병(病)주머니 환자’로 규정한 뒤 “대기업 중심의 하향식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에 의존한 성장에서 벗어나 일자리 확대, 소득 증가에 따른 소비와 투자 증가가 가능한 상향식 ‘분수경제(fountain effect)’로 대전환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에코붐(2차 베이비부머의 자녀) 세대의 노동시장 진입이 본격화하는 향후 5년은 청년고용이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며 “경제·사회 시스템을 일자리 창출구조로 재설계하는 구조개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기조연설에 앞서 축사를 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청년들의 경우 고용절벽이 소득절벽으로 이어지고 소득절벽이 희망절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며 “경제·사회 시스템을 고용친화적으로 전환하고 재정 및 세제를 포함 정책수단도 일자리 중심으로 개편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포럼에는 이 총리와 이 부위원장을 비롯해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박병원 경총 회장, 박성택 중기중앙회 회장 등 정치권과 경제계·노동계·학계 인사, 대학생 등 5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한영일·권경원기자 hanu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