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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혁명' 보란 듯이…시진핑, 무언의 경고

홍콩 방문 2일차 행보

中 군서열 1위 판창룽 부주석 대동

인민해방군 홍콩주둔부대 사열식

'전투태세 갖춘 실질적 군대' 부각

'反중국' 정서 홍콩 독립 지지 세력과

'南中海 분쟁' 美·필리핀에 무력시위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홍콩 북부에 위치한 인민해방군 섹콩 병영에서 군대를 사열하고 있다. 취임 이후 처음으로 홍콩을 방문한 시 주석은 이번 수행단의 일원으로 중국 인민해방군 최고위 장성인 판창룽 중앙군사위 부주석을 대동해 눈길을 끌었다. /홍콩=EPA연합뉴스




취임 이후 처음으로 홍콩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수행단의 일원으로 중국 인민해방군 최고위 장성인 판창룽(사진) 중앙군사위 부주석을 대동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시 주석이 판 부주석을 수행단에 포함한 것은 중국군 홍콩주둔부대에 대한 당 지도부의 신뢰를 표명하며 홍콩 독립요구 세력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홍콩주둔군이 단순히 주권을 상징하는 존재가 아니라 전투태세를 갖춘 실질적 군대라는 사실을 부각시켜 미국과 필리핀 등 영유권 분쟁 관련국에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고수 의지를 재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의 홍콩 방문 수행단에 중앙군사위 주석을 겸하는 시 주석에 이어 사실상 군부 서열 1위인 판 주석이 포함된 데 주목했다. 이는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이 10년 전 홍콩 방문 당시 군 서열 3위인 국방부장을 대동한 것에 비해 군 관련 수행 인사의 급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판 부주석은 지난 1997년 홍콩 주권이 반환된 후 홍콩을 방문하는 최고위급 인민해방군 인사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이날 오전 시 주석이 판 부주석과 함께 인민해방군 홍콩주둔부대 사열식을 한 것을 이번 홍콩 방문일정의 최대 상징적 이벤트로 꼽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수장인 시 주석과 사실상 군 서열 1위가 나란히 함께 홍콩 군대 사열식에 참석했다는 것은 중국 지도부가 그만큼 홍콩의 인민해방군 주둔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이번 홍콩주둔군 사열 이벤트가 홍콩 독립지지 세력에 대한 경고인 동시에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관련국에 대한 중국의 무력시위라는 해석이 나온다. 위안위바이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사령관은 최근 공산당 기관지에 기고한 글에서 “홍콩주둔군은 상징적 의미를 가진 주둔군의 위상에서 벗어나 전투태세를 갖춘 실질적인 군대로 전환됐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의 홍콩 방문과 맞물려 중국의 첫 항모인 랴오닝함이 홍콩에 처음 기항하는 점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국을 겨냥한 경고의 성격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중국은 실제 남중국해에서의 군사행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아시아해양투명성이니셔티브(AMTI)’의 최근 위성사진 분석 결과 중국은 최근 3개월 동안 남중국해 피어리크로스 암초에 미사일 엄폐시설 4곳을 추가 건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섬에 설치한 미사일 시설은 총 12개로 늘어났다. AMTI의 분석 결과 3개 인공섬에서 레이더와 통신시설이 확대됐으며 피어리크로스에서는 군수물자 저장을 위한 지하시설 건립 공사도 진행되고 있다.

한편 이번 시 주석의 홍콩 방문에는 판 부주석과 함께 왕후닝 중국공산당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리잔수 당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왕광야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주임 등 시 주석의 최측근이 모두 나섰다. 특히 시 주석의 수석 정책고문인 왕 주임과 시 주석의 비서실장 격인 리 주임이 수행단에 포함돼 이른바 ‘좌(左) 잔수, 우(右) 후닝’이라는 시 주석의 전형적인 보좌 콤비가 재현됐다. 왕 주임은 시 주석의 1인 지배권력을 상징하는 ‘시 핵심’ 용어를 만들어낸 최측근으로 유력한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 후보다. 리 주임은 1980년대 초부터 시 주석 측근이었으며 시 주석의 국내외 방문 대부분을 수행해왔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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