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가 위암·난소질환·대장질환에서 오가노이드(인공 장기)를 기반으로 맞춤형 진단 개발에 나선다. 지난 5월 설립한 바이오융합연구소를 기반으로 차세대 성장동력인 바이오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홍기종(사진) 인터파크그룹 바이오융합연구소장은 5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오가노이드 신기술은 줄기세포의 ‘넥스트 스텝(Next step)’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해당 분야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오가노이드는 마이크로미터에서 밀리미터 크기의 작은 인공장기로 신장이나 대장 등 장기 세포에서 필요한 조직을 분리해 배양·재조합하는 방식이다. 줄기세포의 경우 세포치료제로 개발되는 과정에서 복잡한 분리 공정을 거친다. 또 암 등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분화하는 것을 제어할 기술이 현재로선 충분치 않다. 오가노이드는 이 같은 문제가 상대적으로 적어 줄기세포보다 앞서 상용화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바이오융합연구소는 오가노이드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진단 서비스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암 환자가 특정 약물 혹은 방사선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 여부를 오가노이드에 적용해 미리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개별 환자가 자신에게 효능이 없는 치료를 하는 데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신약 개발에도 활용 가능하다.
한편 이번 연구는 평상시 과학에 관심이 많은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이 오가노이드를 연구 분야로 직접 지목해 시작됐다. 세계적으로 개발 초기 단계라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장 질환 연구에서 미국이 다소 앞서고 있는 만큼 한국 연구진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위암, 난소 질환, 대장질환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화학반응을 작은 칩에서 확인하는 ‘랩온어칩’ 기술과 주사 대신 패치 형태로 약물을 주입시키는 ‘마이크로니들’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오가노이드가 칩·패치 형태의 기술과 접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홍 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LG생활건강도 모두 삼성종합기술원, LG생명과학연구소가 뒷받침했기에 지금 그 위치에 있을 수 있다”며 “오가노이드가 가까운 미래에는 대부분의 바이오 기업들이 한 번쯤 활용할 기술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내다봤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바이오융합연구소의 주요 연구 내용
·오가노이드:
장기세포에서 세포 추출 배양해 만든 인공장기
환자별 맞춤형 진단, 신약 개발 활용
·마이크로니들:
패치 형태의 무통주사
보관 운송비용 절감 효과
·랩온어칩:
실험실 수행 작업을 칩에 구현
휴대용 진단기기, 정밀측정기술 활용
(자료:인터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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