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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만 더 키운 정책서민금융

햇살론·새희망홀씨·바꿔드림론

이용자 대부분 신용 1등급 하락

4~6등급 신용자에 혜택 집중

유주택자들에게도 대거 대출

저소득·신용자 지원 취지 무색

정부가 저소득자와 저신용자들에게 중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4대 정책서민 금융상품이 되레 신용등급을 하락시키고 빚을 더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햇살론과 새희망홀씨는 4~6등급 신용자와 집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대거 대출되는 역효과도 발생했다.

13일 금융위원회가 금융연구원에 용역을 맡긴 ‘정책서민자금 지원제도 개편 방안’을 보면 정책금융 상품들이 당초 취지와는 달리 이용자의 신용등급 하락, 중신용자에게 대출 집중, 관리 허술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책금융 상품은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 등에서 취급하는 고금리 대출 상품 대신 정부기관의 보증으로 금융기관이 중금리로 생계와 창업자금 등을 대출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지난 2011년 2조6,400억원에서 지난해 말 4조6,500억원으로 규모가 커졌다. 햇살론(47.5%)과 새희망홀씨(42.2%), 미소금융(7.5%), 바꿔드림론(2.8%) 순이었다.





문제는 정책금융상품을 이용하면서 차주들의 금융 상황은 더 악화됐다는 사실이다. 먼저 이용자들의 신용등급이 대부분 하락했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햇살론의 경우 대출받기 1년 전 6등급(6.24)이던 신용등급은 대출 당시 6.80으로 내렸고 대출 후 1년 이후 신용등급이 7.07로 하락했다. 햇살론은 대출 1년 후 신용등급이 상승한 비중은 23.80%였지만 하락한 비중은 두 배인 52.38%에 육박했다. 새희망홀씨 역시 평균 대출 1년 전 5.21이었던 신용등급은 대출 1년 후 5.35로 내렸다. 특히 고금리대출을 중금리로 갈아타는 바꿔드림론도 대출 1년 전 신용등급이 6.85에서 대출 1년 후 7.05로 떨어졌다.

이 같은 현상은 차주들이 대출을 받거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갈아탄 후 1년이 지나도 빚을 줄이기는커녕 더 늘렸기 때문이다. 햇살론은 대출 1년 전 대출잔액은 1,590만원 수준에서 대출 1년 후에는 1,760만원으로 빚이 늘었고 새희망홀씨는 1,557만원에서 2,117만원, 바꿔드림론은 1,982만원에서 2,050만원으로 대출잔액이 증가했다.

구정한 금융연 연구위원은 “돈을 빌린 후 1년이 지나도 대출금액은 크게 증가했다”며 “1년 이내에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책서민 금융상품이 저신용자보다 여건이 나은 중신용자에게 혜택이 집중되기도 했다. 햇살론은 신규 차입자 가운데 8~10등급의 비율은 전체의 17.7%에 불과했다. 반면 4~6등급 비중은 41.6%에 달했다. 새희망홀씨 역시 4~6등급 이용자가 60.1%로 8~10등급(3.9%)의 20배가량 많았고 1~3등급도 17.9%에 달했다.

관리도 허술했다. 정책서민금융을 이용한 저신용(8~10등급) 차주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비중은 등급별로 7~20% 수준을 보였다. 이는 정책금융 상품이 담보를 제공할 여력이 있는 차주들에게 제공됐다는 의미다.

정책금융 상품을 이용한 후에도 금융 상황이 악화돼 추가로 이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햇살론 이용자의 26.9%, 새희망홀씨는 14.7%, 바꿔드림론은 5.6%가 같은 상품을 두 번 이상 중복해서 차입했다. 새희망홀씨의 경우 여섯 번 이상 사용한 사람(0.06%)도 적지 않았다.

금융연은 “햇살론·새희망홀씨·바꿔드림론 모두 중신용등급에 지원을 집중하고 있으며 8등급 이하 저신용자들이 혜택을 보기 어려운 구조”라며 “(주택 자산 등) 자금 여력이 존재하는 사람도 있어 자금이 어느 정도 필요한 사람에게 대출이 나갔는지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등을 통한 검증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 연구위원은 “정책서민 금융상품은 민간금융에서 역할을 못 하는 시장실패가 있을 때 보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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