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는 독일 3사의 상반기 성적표가 나왔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메르세데스-벤츠의 우세승이다. BMW도 전년 대비 판매량이 늘면서 선전했으나 벤츠의 가파른 성장세를 따라잡진 못했다. 아우디는 판매가 후진했다. E클래스의 판매 호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하반기에는 신형 S클래스까지 가세할 예정이어서 벤츠의 질주는 계속될 전망이다.
16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벤츠는 올 상반기에 글로벌 시장에서 총 114만4,274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3.7%가 늘었다. BMW와 아우디는 각각 103만8,030대와 90만8,950대를 판매했다. BMW는 판매도 5.2% 늘었으나 아우디는 4.7% 줄었다.
벤츠와 BMW의 판매량 격차는 더 벌어졌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벤츠가 2만대가량 많이 팔았으나 올해는 10만대 이상 차이가 난다. 현 추세대로라면 벤츠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230만대 넘게 팔릴 것으로 전망된다. BMW는 210만대 안팎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벤츠의 판매 증가는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역대급 실적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올 상반기에만 29만2,679대가 팔려 전년대비 34.5%가 늘었다. 같은 기간 3만7,723대가 팔린 한국은 판매 대수는 중국에 비해 적지만 증가율이 무려 54%에 달한다. 벤츠는 E클래스와 C클래스는 물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도 판매가 고르게 잘된다. C클래스는 올 상반기에 21만대 이상 팔렸고, E클래스도 18만대를 넘어섰다. SUV도 전년대비 13.4%가 늘어난 38만5,000대가량 팔렸다. 하반기에 S클래스의 부분변경 모델 출시가 예정돼 있어 10%가 넘는 고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벤츠에 밀리고 있지만 BMW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독일에서 다소 고전하고 있지만 중국과 일본에서 각각 18.4%와 6.4%가 증가하며 5%대의 판매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 특히 한국도 5시리즈와 3시리즈 등 세단과 SUV가 잘 팔리면서 올 상반기에 25.2%나 급증했다.
아우디는 중국 시장에서 12.2%가 감소한 것이 뼈아팠다. 중국 현지 판매·생산을 늘리기 위해 상하이자동차와 추가 합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치자동차 등 기존 딜러들과 마찰을 빚은데다, 대만이 빠진 지도를 사용했다가 불매운동을 당한 탓이다.
/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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