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업종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가 올해 눈부신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계속 받고 있다.
1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IT펀드의 수익률은 30.68%에 달한다. 같은 기간 동안 전체 국내주식형 펀드의 성과(19.2%)는 물론이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인도 펀드(22.9%)나 삼성그룹주 펀드(30.43%)를 뛰어넘는 성적표다.
개별 펀드로는 ‘미래에셋TIGER200IT(연초 후 수익률 37.8%)’ ‘삼성KODEX반도체(31.17%)’ ‘하나UBS IT코리아(29.65%)’ 등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로봇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삼성픽테로보틱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IT 산업에 투자하는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 펀드도 올해 각각 17.91%, 16.29%로 준수한 성과를 나타냈다.
IT 펀드는 수익률의 부침이 심한 여타 펀드들과 달리 5년 수익률도 80.19%에 달해 안정적인 투자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덕분에 차익 실현을 위한 대규모 펀드 환매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올 들어 1,505억원이 IT 펀드로 유입됐다. 이 기간 동안 국내주식형 펀드에서는 6조9,0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빠져나간 바 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에도 IT 업종이 전반적인 증시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예은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IT가 상반기 증시 상승을 이끌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중을 축소할 필요는 없다”며 “반도체 업종은 새로운 산업 부상, 꾸준한 수요 발생으로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디스플레이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확대, 새로운 수요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문재인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을 국가 핵심전략으로 내세우는 등 전 세계적으로 각국이 관련 산업 지원을 강화하는 데 따른 기대감도 IT 펀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IT 업종은 글로벌 경쟁사들과 비교해 현저히 저평가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국내 여타 업종에 비해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상승의 주도주인 IT 업종을 외국인이 팔고 있다”며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철강 0.55배, 은행 0.61배, 보험 0.86배인데 반도체와 IT 하드웨어는 각각 1.39배, 1.53배로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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