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도 지급결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하루 평균 간편결제 거래액은 401억원으로 같은 해 1·4분기의 3배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간편결제 시장 규모는 3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현재 30여개 브랜드가 시장 선점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간편결제 시장에 대한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하루 2조1,000억원인 지급카드 거래액 규모를 고려하면 간편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1%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제공되는 간편결제 서비스들은 온라인 쇼핑에서 간편하게 결제하기 위한 도구로만 많이 쓰이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간편결제보다 신용카드 등 기존의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훨씬 많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와 달리 중국은 결제 시장에서 간편결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알리페이나 위챗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 없이는 온오프라인 결제가 불가능할 정도다. 실질적인 혜택이 많은데다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 게 주효했다. 중국 간편결제 시장에는 위치 기반으로 쿠폰이나 마일리지 포인트를 주는 등 각종 온오프라인연계(O2O) 서비스는 물론 할부 구매와 대출 등 신용카드가 하는 역할을 대체하는 서비스까지 나왔다.
이제 국내 간편결제 기업들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간편결제 시장의 파이 확대에 나서야 한다. 움직임은 이미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현재 메신저와 연계된 다양한 서비스 결제·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삼성페이와 페이코는 포인트를 활용한 자체 멤버십 서비스를 선보였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로만 결제가 가능한 자체 쇼핑몰을 구축했다.
유통업계 최초 간편결제 서비스인 SSG페이 역시 온라인 쇼핑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달 20일 선보인 SSG카드도 이 같은 노력의 산물이다. SSG카드는 신용카드에 SSG 브랜드를 입힌 자체 브랜드(PB) 카드로 SSG페이가 간편결제 시장에 최초로 선보이는 차별화된 서비스다. 기존 카드 사업자가 아닌 신세계가 전면에 나서 고객 중심으로 카드 기획을 주도했다.
결제는 습관이다. 간편결제가 고객들에게 습관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술개발, 가맹점 확장 등 지금까지의 노력에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실질적인 혜택과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으로 고객들의 습관을 선점할 수 있다면 간편결제 시장의 파이가 더욱 커지는 것은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닐 것이다.
문준석 신세계아이앤씨 플랫폼사업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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