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크래커·하이츄아이스바·라이스 크리스피 시리얼바 등’
다소 낯선 이들 상품들의 공통점은 편의점에서만 판매되는 글로벌 유명 식품회사들의 제품이라는 점이다. 과거에는 세계 유수 식품 제조사들이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과 손 잡고 상품을 선보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들 업체들이 편의점에서만 자사 제품을 선보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신제품을 아예 국내 편의점을 통해서 처음으로 선보이거나 기존 제품을 편의점 규격에 맞춰 수정하는 업체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이에 맞춰 편의점들도 상품기획자(MD)들을 해외에 수시로 파견하거나 아예 해외소싱 전담팀을 만들어 해외 상품을 차별화 콘텐츠로 적극 차용하는 분위기다.
28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027410)은 올 가을 출시를 목표로 일본의 한 식품 제조업체와 디저트 직수입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아울러 유럽의 인기 상품도 최대한 하반기 내 국내에 들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이 회사는 올 초 업계 최초로 해외소싱 전담팀을 꾸린 바 있다.
이태훈 BGF리테일 해외소싱팀장은 “해외소싱의 범위를 더욱 넓혀 완제품뿐만 아니라 원재료, 부자재까지 그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2위 GS25도 MD개발팀에서 MD를 직접 외국에 파견, 수시로 인기 상품을 알아보고 있다. GS25 관계자는 “단독으로 수입하고자 하는 상품이 확정되면 MD가 현장에서 해당 업체를 직접 방문에 계약을 진행한다”고 직수입 과정을 설명했다.
편의점업체들이 해외 상품 직수입에 적극 나서는 것은 국내 편의점을 통한 국내 직접 상륙에 관심을 갖는 글로벌 식품업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에서 맛본 현지 제품을 찾는 수요가 1인 가구를 중심으로 편의점에 몰려 있는 데다 편의점 시장 규모가 최근 급성장하면서 대형마트·백화점 등 기존 전통 채널로만 입성했던 글로벌 식품업체들의 발길이 편의점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형국이다. 글로벌 기업이 직접 관심을 갖다 보니 중간유통상을 거치는 간접수입 비중은 점점 줄고 있다.
실제로 미국 켈로그는 국내에 농심(004370) 켈로그라는 합작사가 있음에도 지난달 CU를 통해 ‘라이스 크리스피 시리얼바 2종(오리지널·초코)’을 직수출했다. 스페인의 츄파춥스도 지난해 같은 편의점을 통해 ‘츄파춥스서프라이즈 워터다이노’를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대만 삼숙공사의 경우는 지난해 10월 CU에 입점하기 위해 20~30개 들이 ‘누가크래커’ 규격을 아예 5개짜리 편의점 전용으로 바꿨다.
단독으로 직수입하는 해외 제품은 편의점 입장에서도 상품 차별화 경쟁력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실제 지난 6월 CU가 해외 직소싱으로 들여온 일본 동경라면의 스파이시 라면, 마일드카레 라면 등 두 머그컵 라면 제품의 경우 이달까지 매출이 매달 20% 이상씩 신장하고 있다. CU 해외소싱 전담팀이 올해 수입한 40여 개 제품 첫 계약 물량이 전부 완판됐을 정도다. 지난 2015년부터 GS25가 판매한 대만 비피도의 밀크티는 최근까지 무려 320만 개의 판매고를 올렸다.
한편 업계에서는 편의점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현 상황에서 해외 직수입을 통한 차별화 추진은 앞으로 더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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