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이 개설된 지 약 3년 만에 원금대비 2배 수익률을 달성한 상품이 처음 등장했다. 손실제한형 ETN 등의 등장에도 상장지수펀드(ETF)에 밀려 ETN 시장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는 상품성이 입증된 것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17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회사의 ‘QV 2차전지 테마 ETN(550020)’이 지난 14일 100.5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2014년 11월 ETN 시장이 개설된 이래 2배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한 상품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4월 21일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QV 2차전지 테마 ETN은 ‘FnGuide 2차전지 지수’를 기초지수로 삼는 상품이다. 에코프로(086520)의 비중이 10.89%(15일 기준)로 가장 높으며 엘앤에프(066970)(10.46%), 일진머티리얼즈(020150)(10.43%), 포스코켐텍(003670)(10.29%), 피엔티(137400)(7.72%), LG화학(051910)(6.76%), 삼성SDI(006400)(6.29%), 후성(093370)(6.25%), 상아프론테크(089980)(6.14%) 등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투자한다.
거래소와 업계는 ETN의 상품성이 입증된 것이라며 잔뜩 고무돼 있다. 지난달 말 기준 ETN 시장의 규모는 4조4,000억원으로 올 들어 월 평균 1,000억원씩 증가했다. 하지만 ETF 시장(29조2,000억원)에 비하면 7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여전히 갈 길은 먼 상태다. 전체 투자자 중 ETN을 거래하는 개인투자자의 비중도 28.3%로 ETF(36.9%)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현재 상장된 ETN이 총 172개로 EFT(302개)의 절반을 웃도는 등 투자 풀은 ETF에 크게 뒤지지 않아 투자자의 관심도만 늘어나면 반전에 성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QV 2차전지 테마 ETN이 2배의 수익률을 달성하면서 ETN의 투자 가치가 증명됐다”며 “이번을 계기로 기관과 개인 투자자의 추가 유입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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