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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 재발견 <上>] 왕년 스타 제품의 화려한 부활 …‘제2의 전성기 노린다’





‘왕년의 브랜드’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 과거 매출 부진으로 단종됐지만 새로운 디자인과 업그레이드 된 맛으로 재기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우선 가을철 국물 라면의 성수기를 맞이해 최근 팔도가 내놓은 ‘진국설렁탕면’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팔도는 1986년 ‘설렁탕면’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고 1995년 진국설렁탕면을 출시했다. 하지만 경쟁사인 농심의 ‘사리곰탕면’에 밀리면서 매출이 줄어 2007년 단종되는 아픔을 겪었다.

팔도는 재기의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지금도 23개 국에 수출되고 있고, 연간 20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리는 등 해외에서는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팔도는 결국 10년 만에 국내에도 재 출시를 결정했다. 팔도 측은 “34년 액상스프 노하우를 담아 진한 국물 맛과 풍성한 건더기를 살렸다”며 “리뉴얼을 통해 프리미엄 제품으로 다시 한 번 성공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앞서 농심 역시 2009년 단종됐던 ‘감자탕면’을 업그레이드해 출시했다. 국내에서 단종된 후에도 일본이나 중국 등에서 판매돼 오다가 해외에서 감자탕면을 먹어본 소비자들의 요청으로 재 출시를 결정한 경우다.



롯데제과가 최근 출시한 ‘아!그칩’은 추억의 과자 ‘아우터’의 상품명과 포장을 바꿔 낸 사례다. 10여 년 전 큰 인기를 누렸던 아우터는 회사의 사정으로 생산을 중단하면서 고객들의 지속적인 재 출시 요청이 있었다. 최근 씹는 식감을 강조한 과자들이 인기를 끌면서 삼각 입체형의 스낵으로 입안에서 터지는 식감이 경쾌하게 느껴지는 ‘아!그칩’ 역시 고객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주류 업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오비맥주의 레드락은 1997년 당시 ‘국내 최초의 레드 비어’라는 문구와 함께 판매된 실험적인 맥주 제품이다. 병맥주와 생맥주 형태로 판매되다가 매출이 부진해 2007년부터는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 생맥주 형태로만 명맥을 이어왔다.

오비 측은 수제 맥주를 비롯한 개성 있는 맥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를 고려해 레드락의 재 출시를 결정하고 2016년 로고부터 콘셉트까지 제품을 전면 리뉴얼했다. 현재 생맥주와 캔으로도 출시되고 있으며 주요 판매지역도 수도권과 영남 지역에서 올해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식품·주류 업계가 이처럼 왕년의 브랜드를 재출시하는 까닭에 대해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매출이 적다 하더라도 기존 제품은 신제품보다 소비자 인지도가 높아 마케팅이 수월하다”며 “처음부터 제품을 개발하는 것보다 비용도 비교적 적게 들기 때문에 일면 ‘불황형 신제품’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풀이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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