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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스크' 몰린 DGB금융…장기화 땐 경쟁력 하락 불가피

'비자금 조성' 박인규 회장 경찰 소환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입건된 박인규 DGB금융그룹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13일 피의자 신분으로 대구지방경찰청에 출두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경찰에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상품권 깡’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에 대한 경찰 조사가 본격화되면서 DGB금융이 다시 ‘최고경영자(CEO) 리스크’에 휩싸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박 회장의 사퇴 불가피론이 확산되면서 후임 인사는 물론 ‘지주회장·은행장 분리’ 등 조직 개편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13일 대구지방경찰청은 박 행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비자금 조성 경위와 사용처를 추궁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장부 등을 토대로 비자금 규모를 상당수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행장은 2014년부터 지난 7월까지 상품권 깡으로 31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회장이 점차 코너에 몰리면서 거취에도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장 대구은행 노조는 박 회장과 경영진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박 회장도 이미 “때가 되면 물러나겠다”고 주변에 밝혀왔다. 따라서 후임 회장 논의와 함께 회장·행장 겸임 체제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KB금융지주가 윤종규 회장과 허인 국민은행장 체제를 확정하면서 회장과 행장을 겸임하는 금융그룹은 DGB가 유일하다. BNK는 김지완 회장, 빈대인 부산은행장, 손교덕 경남은행장으로, JB는 김한 회장에 송종욱 광주은행장, 임용택 전북은행장으로 최근 개편을 완료했다. 금융 당국에서도 권한집중이라는 겸직의 부작용을 우려해 분리 체제를 갖추라고 유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난 3월 재선임되며 연임한 지 반 년밖에 안 된 박 회장이 물러나면 후임자가 누가 되더라도 정치적 논란은 거스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온갖 루머와 투서가 난무한데다 자칫 정치권에서 후임 인사에 개입하려 나서면 지배구조 리스크가 장기화될 수 있다. 특히 2020년까지 지방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증권사를 인수하겠다는 구상도 틀어질 공산이 크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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