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펀드는 대부분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 관련 종목의 투자비중이 높다. 원유 수출이 러시아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에너지 관련주의 편입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즉 에너지 수급 조건에 따라 러시아 펀드의 수익률도 급변동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올해 초 미국 셰일가스 생산업체가 증산을 하면서 유가가 40달러로 하락하자 러시아 펀드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줄곧 마이너스 수익률까지 기록하는 등 수모를 겪었지만 원자재 가격이 바닥을 찍고 상승 국면으로 돌아서며 펀드 수익률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 여기에 러시아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이 지난해 기준 13%로 낮아지며 재정 건전성도 속도감 있게 개선되고 있다. 민간소비 확대와 설비투자 증가 등에 따라 경제 회복 기대감도 수익률을 견인하고 있다.
러시아 펀드의 리스크는 유가 하락이다. 러시아 펀드가 지난 한 해 동안 44.58%의 수익률로 브라질 펀드(49.70%) 다음으로 높은 수익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 마이너스까지 곤두박질쳤던 이유다. 키움자산운용의 키움러시아익스플로러1(주식)A1는 에너지 투자 비중을 낮추고 러시아 내수 관련 기업 투자비중을 높여 이점을 해소했다. 현재 에너지 섹터 비중이 19%로 BM의 절반 수준이다. 필수소비재(8%)와 산업재(7%) 등 내수주 비중을 높여 러시아 펀드 가운데 최하위로 변동성을 낮추고 수익률은 최상위로 높였다.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KFR)에 따르면 11일 기준 국내 러시아 펀드 가운데 연초 후 수익률과 1년, 5년 수익률이 각각 12.49%, 28.17%, 18.33%로 가장 높았고, 3년 수익률도 30.02%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한 달 동안 30억원의 자금이 유입돼 러시아 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렸다. 현재 누적 설정액은 963억원이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하반기 전망을 통해 러시아가 올해 1.4%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 성장률도 1.4%로 전망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러시아 경제가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경제 펀더멘털 개선이 분명하고 그동안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점에서 러시아 RTS지수도 최근 3개월래 최고가를 돌파하는 등 지수 역시 우호적인 상황이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