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이 지난 7월 그리스 선사로부터 수주한 1억4,000만달러 규모의 5만DWT급 중형 탱커 2척 건조계약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금융권으로부터 최종 건조계약에 앞서 확보해야 하는 선수금 환급보증(RG, 배를 만드는 동안 선주에 주는 보증) 발급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STX 관계자는 “건조계약을 맺은 뒤 60일 안에 RG를 발급해야 하는데 기한이 지나 이미 한차례 연장해놓은 상태”라며 “10월 말까지 확보하지 못할 경우 건조계약이 취소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이는 시중은행이 RG 발급을 꺼리는 가운데 채권금융기관인 산업은행마저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산은은 STX조선의 장기적인 생존력을 판단한 후에야 RG 발급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산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7월 실사작업을 벌인 바 있다. 실사 보고서는 8월에 작성돼 최종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2개월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구조조정 방침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한 중견 조선업계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는 현재 인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수주활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신규 수주를 허용하지 않을 거면 구조조정 방향이라도 분명하게 밝혀줬으면 좋겠는데 이도 저도 아니라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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