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051900)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이슈에도 불구하고 3·4분기 사상 최고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LG생활건강의 3·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LG생활건강은 24일 공시를 통해 3·4분기 매출이 1조6,088억원, 영업이익은 2,52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보다 2.9%, 3.5%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3·4분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고치다. 덕분에 이날 LG생활건강 주가는 장중 한때 114만9,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주가는 6.5% 오른 113만1,000원을 기록했다.
우려와 달리 화장품 사업의 성장이 전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LG생활건강의 3·4분기 화장품 사업 매출은 7,788억원으로 전년보다 5% 늘었고 영업이익도 1,416억원으로 7.7% 성장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사드 이슈와 중국 관광객 수 급감으로 많은 국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후’ ‘숨’ 등 고급 화장품 중심으로 선전했다”고 설명했다. ‘후’와 ‘숨’의 매출은 올 들어 10월 현재까지 각각 1조원, 3,000억원을 넘어서며 지난해보다 빠른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도 LG생활건강의 고급 화장품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생활건강 측은 “현지에서 럭셔리 브랜드의 매출이 전년 대비 101% 성장하는 등 고성장이 이어지고 있다”며 “중국 백화점에 ‘후’ ‘숨’에 이어 ‘빌리프’ ‘오휘’ 등도 입점을 시작하면서 점차 제품군을 넓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생활용품 사업의 매출은 4,358억원, 영업이익 656억원으로 전년보다 0.8%, 3.2% 감소했다. 음료 사업은 매출이 3,941억원으로 전년 대비 3% 늘었고 영업이익도 456억원으로 1.2% 증가했다. 안진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주 실적을 발표할 아모레퍼시픽 등 여타 화장품 관련주들은 수십 퍼센트대의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며 “반면 LG생활건강은 고급 브랜드를 내세워 예상 이상의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LG생활건강의 올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78%, 4.03%씩 늘어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유주희·변수연기자 ginge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