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허인 국민은행장 내정자는 최근 임원회의에서 조기 인사설과 관련해 “인사를 앞당겨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20일 주주총회 이후 윤종규-허인 체제가 공식적으로 시작되면서 조기 인사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하지만 인사를 서둘러 할 경우 내부 동요와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기존대로 연말 인사를 통해 임원 인사를 단행하기로 한 것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부행장 등 전체 16명의 임원 중 이상효 준법감시인(전무)과 한동환 미래채널그룹 상무 등을 제외한 13명이 올해 임기가 만료된다. 여기에 임원 상당수의 나이가 허 내정자(57세)보다 많아 세대교체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허 내정자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이로만 일률적으로 재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철학과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밝혀 연말 임원 인사에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허 내정자는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소수파로 분류되는 장기신용은행 출신이어서 인사 분위기가 많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은행은 옛 국민과 주택, 장은 등 세 은행이 통합돼 만들어진 것인데 지금까지 주요 요직은 국민과 주택은행 출신들의 몫이었다. 상대적으로 인원이 적어 인사에서 소외 받아온 장은 출신 인사들이 올해 말 인사에서 파격 발탁될 가능성이 나온다.
KB금융그룹 전체적으로도 인사 수요는 클 것으로 전망된다. 12개 계열사 중 9개사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말부터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만료된다. KB데이터시스템은 현재 공석이다. KB금융지주 인사에서는 다음달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김옥찬 KB금융 사장 후속이 관심이다. 또 하나 남은 퍼즐은 3년 가까이 공석인 KB국민은행 상임감사다. 이 자리는 지난 2015년 1월 정병기 전 감사가 사임한 후 지금까지 비어 있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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