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이번주 이사회를 열어 차기 은행장을 선임하기 위한 임원추천위원회를 확정 짓기로 하면서 후보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당국의 내부 분위기가 우리은행 사태를 촉발한 원인이 내부 출신 은행별 파벌싸움이라는 점에서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은 모두 배제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결과가 주목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사외이사진은 예보 측도 임추위에 참여시키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분 18%를 보유한 1대 주주인 예보의 입장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예보 측에서는 행장 추천 권리를 포기하면 향후 배임 소지가 있다는 논리를 앞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지분율이 아닌 재적인원의 찬반으로 결의되기 때문에 절대적인 결정권을 갖는 것은 아니라고 하나 예보 인사가 들어오면 아무래도 정부 입김이 직간접적으로 반영되는 채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 등이 급부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은행장 측 관계자는 “(본인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안다”며 “다양한 금융권 경험과 빠른 이해력으로 조직 장악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BNK금융 회장에 도전했다 낙마한 바 있는 박 전 행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동문인 경남고와 연세대 법학과를 나와 장기신용은행에 입행했다. 우리금융지주 전무를 거쳐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였던 경남은행장까지 지냈다. 일부에서는 ‘당국이 내부·외부를 떠나 우리은행 사태를 만든 양대 파벌인 한일·상업은행 출신은 배제하는 것이 맞는 게 아니냐’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금융권을 포함한 폭넓은 인맥을 갖추고 있는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도 차기 지주 회장까지 고려해 타천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사외이사진을 비롯한 우리은행 내부의 분위기는 지난번 행장 선임 때와 마찬가지로 예보 지분을 통한 정부 입김을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직에서는 은행장 일상업무를 위양 받은 손태승(58) 부문장과 정원재(58) 영업지원부문 겸 HR그룹 부문장이 유력 인물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부 낙하산 인사로는 조직이 더 망가질 수 있어 내부 승진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노조에서도 낙하산 인사는 용납할 수 없다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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