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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진통 속 쇄신안 내놨지만…外風 차단 없이는 비리 재발

채용 면접 대 외부인사 절반 참여·퇴직임원 개별접촉 금지

임직원 금융사 주식취득도 금지

"내용이 아니라 실천 여부가 관건"





금융감독원이 채용비리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직원 채용 때 최종 면접장에 외부 인사가 절반 이상 참여해 부정 청탁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등의 내부 혁신안을 내놓았다. 또 임직원의 비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처럼 퇴직한 금감원 임원과 1대1로 만나는 것을 전면 금지하고 모든 임직원은 금융회사 주식을 취득할 수 없게 하는 한편 주식을 매입했을 경우 6개월 이상 의무 보유하도록 했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9일 이 같은 내용의 ‘금감원 채용 프로세스의 공정성 확보 및 임직원 비위행위 근절 방안’을 발표했다. ★본지 11월6일자 11면 참조

최 원장은 지난 9월 취임 직후 외부 전문가를 주축으로 한 ‘인사조직문화 혁신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내부 논의를 거쳐 두 달 만에 쇄신 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혁신안의 핵심은 채용비리 근절에 맞춰져 있다. 금감원 내에서 채용비리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면서 도덕성은 물론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감사원 감사 발표 후속 조치 성격도 강해 기존의 채용 전 과정을 확 뜯어고치기로 했다. 우선 서류전형을 아예 없애 학력 등 개인정보는 최종 합격 뒤 제출하도록 했다. 특히 면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특정인 봐주기’를 차단하기 위해 면접위원의 절반 이상을 외부 전문가로 구성하기로 했다. 채용 등 각종 비리에 연루된 임원들에 대한 징계 조항도 신설 또는 강화했다. 임원의 비위 사실이 확인되거나 검찰이 기소하면 즉각 직무에서 배제할 방침이다. 과거 일부 임원이 재판을 받으며 업무를 수행해 논란이 됐던 점을 감안한 조치다. 또 임원이 비위행위로 퇴직할 경우 퇴직금 절반을 삭감하고 직무에서 배제되면 업무추진비 지급도 제한하기로 했다.



감사원 감사 때마다 단골로 지적돼온 부당 주식거래와 음주운전에 대한 통제도 강화된다. 금감원 임직원의 금융회사 주식 취득은 전면 금지되고 일반 회사 주식이라도 매입하면 6개월 이상 의무적으로 장기 보유해야 한다. 이는 깐깐하기로 소문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직원 주식거래 제한 규정과 비슷한 수위다. 또 감찰실이 임직원들의 주식거래 내역을 주기적으로 검사할 수도 있도록 했다. 음주운전자에 대해서는 1회 적발 시 직위해제, 2회 적발 시 면직하기로 해 징계 강도를 높였다.

최 원장이 취임 후 처음 내놓은 조직 혁신안이지만 일각에서는 실천이 문제라는 비판적인 지적도 나온다. 금감원이 과거 위기를 맞을 때마다 각종 쇄신안을 내놓았지만 얼마 안 돼 같은 문제가 다시 발생하는 악순환을 보였기 때문에 혁신안의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실천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거버넌스 재편을 통해 금감원이 최소 한국은행 수준의 독립성을 확보하지 않는 이상 외압에 의한 비리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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