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같은 ‘신비주의’ 노선과 달리 임추위 내에서는 분명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 우리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톈즈핑 이사는 임추위에 배석할 때 우리은행 측이 준비한 통역과 별도로 개인 전용 통역요원을 대동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역이 잘못 전달됐을 경우 벌어질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임추위 내에서 질문이 가장 많은 것도 톈즈핑 이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역을 한번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측면도 있지만 특정 안건에 대해 집요할 정도로 질문 세례를 퍼부어 올 초 행장 선발 때도 많은 면접자들이 진땀을 흘렸다고 한다. 당초 지난 20일 열릴 예정이었던 임추위가 하루 앞당겨 일요일인 19일에 열린 것도 톈즈핑 이사의 요구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 안팎에서는 톈즈핑 이사가 의외의 ‘캐스팅 보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가 현재까지 공언해온 대로 특정 인사를 찍어 낙점하지 않는다면 임추위 내에서도 난상토론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데 국내에 이해관계가 없는 톈즈핑 이사가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