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프라 투자 확대로 현지 굴삭기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가 현지 1위 농기계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합작법인을 통해 현지 시장 판매 확대는 물론 주변 신흥시장까지 진출할 전망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3일 중국의 선두 농기계 업체 ‘로볼(Lovol)’과 합작법인(JV)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로볼은 50대 50의 지분으로 공동법인을 출자해 내년 초 중국에 로볼두산(천진로볼두산엔진유한공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중국 산둥성에 본사를 둔 로볼은 2015년 기준 연간 12만 대의 농기계를 판매하며 중국에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축적된 엔진 기술과 양산 노하우를 로볼의 생산설비 및 현지 비즈니스 역량을 결합해 일대일로(一帶一路), 슝안신구 개발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 추진되는 중국에서 사업의 무대를 키울 예정이다. 일대일로란 중앙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고속철도로 연결하는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계획으로 2049년까지 185조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사업이 추진되면서 올해 3·4분기까지 중국 전체 굴삭기 판매량은 9만5,291대로 전년 동기보다 109.3% 증가했다. 중국 4위 굴삭기 제조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도 130.6% 증가한 7,881대를 팔아 현지 사업의 성과가 커지는 상황이다.
합작법인인 로볼두산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자체 개발한 친환경·고효율 소형엔진인 ‘G2엔진’을 중국 배기규제에 맞게 현지화해 로볼이 제조하는 농기계에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발전기 및 건설기계 엔진시장 진입과 함께 중국 배기규제 수준과 유사한 신흥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구상도 세웠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세계 최대의 농기계 엔진 수요처를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중국 현지에도 G2엔진 공장을 신설하는 효과가 있다”며 “중국을 비롯해 신흥시장에서 엔진 사업 성장과 수익성 확대를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국가별 배기규제에 적합한 엔진 개발과 함께 지게차, 상용차, 농기계, 발전기 등 다양한 엔진 수요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세계 2위 지게차 업체인 독일 키온 그룹과 엔진공급 장기 계약을 체결했고 7월에는 베트남 상용차 4개사에 버스용 엔진을 공급하며 베트남 버스 엔진시장에 진출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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