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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금회' 지고 '부금회' 뜬다

김태영 은행연합회 회장 내정자

김지완 BNK회장·정지원·이동빈

부산인맥 바탕으로 '깜짝 선임'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부산 출신인 김태영(64)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이사가 내정되면서 부산 출신 금융인 전성시대가 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동문인 부산상고를 위시로 한 부산 인맥들이 인사에서 힘을 발휘하고 개입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금융권 인사가 매번 특정 인맥이나 연줄에 좌지우지되는 관치금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얘기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 정부 들어 선임된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동빈 SH수협은행장 등이 모두 부산 출신이다. 김 내정자는 영남상고와 명지대 경영학과를 나왔고 김 회장은 부산상고와 부산대 무역학과 출신이다. 정 이사장은 부산 대동고,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자 행시 27회인 모피아(재무부+마피아)다. 이 행장은 강원도 원주고를 나왔지만 부산대 경영학과에 입학하면서 부산 인맥을 쌓았다.

이들 인사의 공통점은 기존 예상을 깬 깜짝 선임이라는 점이다. BNK금융은 임원추천위원회가 수차례 연기되며 최고경영자(CEO) 공백을 불러왔고 SH수협은행의 행장 공모는 세 번이나 불발되는 진통을 치른 끝에 선임됐다. 거래소 역시 당초 유력 인사가 갑작스레 지원을 포기하고 추가 공모과정을 거쳐 인선이 마무리됐다. 은행연합회장 역시도 이사회에서 단 1시간 만에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오는 밀실인사가 단행됐다.

따라서 초창기 금융권 인사 코드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중심으로 한 경기고와 참여정부 인맥이었다면 ‘부금회(부산 출신 재경 금융인 모임)’의 파워가 세진 것으로 분석된다. 부금회는 지난해 상반기 발족한 사교 모임이나 ‘민·관·정’의 부산 출신 금융권 인사들을 총망라한 유력 인사 네트워크다. 장남식 전 손해보험협회장(부산고)과 김교태 삼정KPMG 대표(배정고), 이재술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대표(동성고)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참여정부 출신으로 대선캠프에 몸담은 부산 출신 인사들의 입김도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가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고 공공연히 말할 정도로 핵심 인사가 부산 출신 인물들을 천거한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부산고 출신의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실력자로 거론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정부에서도 금융권 인사가 관치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금융권을 주도했던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나 이명박 정부 고려대의 ‘4대 천왕’ 같은 모습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김영주 전 산업부 장관이 무역협회장이 되고 김용덕 전 금감원장이 손해보험협회장이 되면서 관료 출신 올드보이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커지자 이 틈을 탄 인사라는 해석도 나온다.

반면 지난 BNK금융 인사에 대해 낙하산 논란 후유증이 커 금융권 인사 개입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금융권의 다른 한 관계자는 “타 공공기관 CEO 인사도 있고 낙하산·관피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부담돼 더 이상 관여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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