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넘어 동물에도 무선 초음파 기기로 검진을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 기업과 계약을 맺고 승마용, 마장용 말을 힐세리온의 무선 초음파기기로 검진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힐세리온’의 류정원(사진) 대표는 최근 서울시 구로구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무선 초음파 진단 기기를 동물 의료 시장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을 밝혔다. 류 대표는 “승마용, 마장용 말의 경우 경기 후 앞다리에 상처가 있는지 여부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를 무선 초음파 기기로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2년 창업한 힐세리온은 무선 초음파 기기를 개발한 기업이다. 초음파 기기를 무선으로, 스마트폰·태블릿의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한 것으로 세계 최초다.
그동안 초음파 기기는 의료기기 가운데 가장 무선화하기 어려운 장비로 꼽혀왔다. 영상을 송수신하는데 고전압이 필요한 데다가 작동 과정에서 열, 잡음 등을 관리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류 대표는 디지털 신호처리 기술 등 각종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이를 극복했다. 의료기기로 한국, 미국, 유럽 등에서 인증을 받았다.
류 대표는 “기존 출시된 초음파 기기 가운데 노트북 크기에 10~20분 구동되는 제품이 제일 작은 편”이라며 “힐세리온 제품은 비용이 10분의 1에 불과하면서도 3시간 연속 사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의료 현장에서 무선 초음파 기기에 대한 수요는 높다. 만삭의 산모가 교통사고 등 응급 상황에 처할 경우 종합 대형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구급차에서 무선 초음파 기기로 태아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일반 환자 역시 교통사고 후 장기에서 출혈이 있는지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의료진이 파악하게 해준다.
회사는 복부 검진에서 나아가 근골격 관절 검진 제품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혈관에 주사를 꽂는 가이드를 제공해 향후 미용 필러, 스포츠 주사 시장에 적용하는 방안도 내다보고 있다.
창업한 지 5년 만에 회사는 코스닥 상장을 검토할 정도로 성장했다. IT와 의학을 모두 전공한 류 대표의 힘이 컸다. 컴퓨터 코딩 등에 평소 관심이 많았던 류 대표는 고화질 디지털비디오 레코더 개발회사 등을 창업하다 가천의학전문대학에 입학하면서 의사로 변신했다. 현재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뇌 과학을 주제로 박사과정을 밟는 등 뇌과학자로서 관련 연구에도 관심이 높다. 류 대표는 오는 2019년 기술특례상장으로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1차 진료, 응급 구조 현장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제품을 만들어 ‘1차 진료 시장의 구글’이 되는 게 목표”라면서 “정부에서 혁신적인 의료기기에 대한 소비가 활발해질 수 있게 시장을 조성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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