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손보 업계는 그동안 우리나라가 지진 무풍지대나 다름없어 위험률 등을 따져 보험료를 책정할 근거가 없는데다 실제 보상을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하는지 고민이다. 지진 특약으로 들어오는 보험료 수익에 비해 한번 지진이 나면 가입자들에게 내줘야 할 보험금 액수가 커질 경우 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 주도로 자동차보험 약관을 바꿔 태풍이나 홍수에 따른 침수 피해를 보상하고 있는 만큼 지진 관련 보상도 가능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태풍이나 홍수는 일기예보를 통해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어 대비가 가능하지만 지진은 예상하기가 어려워 동일 선상에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최근 한 보험사가 자동차보험에 ‘지진소요위험 담보’라는 지진 특약을 중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질책을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손보 업계는 어떻게든 관련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손보사들이 등을 떠밀리다시피 만들면 속 빈 강정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진 피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자동차보험을 통해서든, 정부 지원을 통해서든 이번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지진보험을 만들 필요가 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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