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지난해 3월 출시 이후 대부분의 금융사에 골칫거리다. 정부 정책에 따라 출시하기는 했지만 예상보다 투자자들의 가입이 저조해 증권사 입장에서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NH투자증권은 ‘ISA 효과’를 누리는 몇 안 되는 금융사로 꼽힌다. 출시 이후 누적 수익률이 15.6%(10월 말 기준)로 일임형 ISA 판매사 중 1위를 차지하면서 가입금액이 꾸준히 늘며 랩 등도 덩달아 인기가 높아졌다.
NH투자증권에서 ISA 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한정희(사진) WM리서치부 차장은 최고 수익률의 비결을 ‘남보다 앞선 준비’ ‘NH만의 정량적 자산배분 모델’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자산배분·자산관리 시장 성장에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지난 2015년 WM리서치부를 신설하고 그해 10월부터 모델 포트폴리오(MP)를 운용하기 시작했다. ISA가 출시되기 1년 이상 전부터 현재까지 2년 이상 운용 경험을 쌓아온 셈이다.
주먹구구식 운용이 아니라 ‘QV 자산배분 모델’, 상품선택 모델, 주식스코어링 모델 등 체계적인 운용 시스템이 적용됐다. 전 세계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 등을 분석한 후 주식·채권·기타 자산의 비중을 정하고 다시 자산별로 지역·국가의 비중을 결정한다. 이어 자산군·지역별로 어떤 펀드가 적합할지 추려낸 후에는 WM리서치팀과 리서치센터 인력 등 30여명이 모인 자산배분전략위원회에서 토론을 거쳐 포트폴리오를 확정 짓는다.
한 차장은 “포트폴리오에 들어갈 상품도 일률적으로 고르는 게 아니라 국내주식인지 해외주식인지, 고위험인지 중위험인지 각각의 기준이 또 따로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만들어진 포트폴리오는 NH투자증권 ISA와 랩어카운트 운용에 활용된다”며 “이만큼 체계적으로 ISA를 운용하는 금융사는 거의 없다”고 자부했다.
고른 자산배분 덕분에 NH투자증권 ISA는 고위험 MP라도 변동성이 5%에 불과하다. 경쟁사들은 15~20%까지 오르는 MP도 있다. 자산배분을 고려하지 않은 채 국내 주식이나 신흥국 비중을 지나치게 높인 경우다.
한 차장은 “내년에도 MP에서 주식의 비중을 높게 유지할 것”이라면서 “올해만큼 기대수익률이 높진 않겠지만 사이클에 따라 경기 개선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흥국보다 선진국의 기대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 차장은 “주식시장 전반이 상승하기보다 어떤 종목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이달부터 조금씩 중소형주를 추가로 편입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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