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투자증권의 경영권 분쟁이 이병철 부회장의 승리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경영정상화를 외치며 긴급이사회를 개최했던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이 보유지분을 이 부회장에게 넘기며 KTB투자증권에서 손을 떼고 있다. 다만 권 회장 측은 거래 조건이 아직 완전히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분이 완전히 넘어간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2일 이 부회장은 우선매수권 행사로 권 회장이 보유 중인 주식 1,324만4,956주를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주식 매수 이후 이 부회장은 KTB투자증권 대주주로 올라섰다. 이 부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14%(988만4,000주)에서 32.76%(2,312만8,956주)로 늘었다. 반면 권 회장은 24.28%(1,714만3,226주)에서 5.52%(389만8,270주)로 감소하며 사실상 경영권을 상실했다. 주당 매매가는 5,000원으로 총 매매대금은 662억2,478만원이다. 지난해 12월28일 종가(3,895원)보다 28%나 높은 가격으로 이례적으로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었다는 평가다.
앞서 권 회장은 지난해 12월19일 이 부회장에게 자신이 보유 중인 주식의 제3자 매각 의사와 이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 등 행사에 대한 청약 통지를 했다. 이 부회장은 이에 대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권 회장의 이 같은 행보가 다소 당황스럽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해 12월 초만 해도 권 회장은 장내에서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수하며 적극적으로 경영권 방어에 나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 지난해 12월6일 권 회장은 6년 만에 KTB투자증권 주식 93만주(1.33%)를 장내 매수한 뒤 28일까지 10차례 회사 지분을 사들이며 지분을 약 4%포인트 늘렸다.
이어 권 회장 측은 아직 거래는 끝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권 회장 측 관계자는 “매매가격 외에도 매매대금 출처 확인, 주요 임직원 고용 보장 등 권 회장 측 요구사항에 대한 합의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 요구사항도 계약 조건인 만큼 이 부회장 측의 확실한 답변이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조건이 보완되지 않으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는 원인 무효”라고 밝혔다.
거래종결일은 향후 2개월이 되는 날과 금융위원회 대주주 변경 승인 등 본건 거래에서 필요한 정부 승인을 완료하는 날 중 늦은 날이다. 또 거래 조건으로 매도인이 지명해 선임돼 있는 이사 3인이 사임서를 제출해 사임하고 매수인이 지명하는 후임 이사를 선임하기 위한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greenlight@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