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속옷 시장은 춘추전국 시대다. SPA 브랜드에 게스, 캘빈클라인 등 해외 이너웨어 브랜드들까지 활동 중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이너웨어를 만들고 있고, 여기에 대형 유통업체도 PB(자체상품)를 통해 속옷 시장에 진출한 상황이다. 토종 속옷 브랜드 업체들은 수년간의 매출 부진에 설 자리를 점차 잃어가고 있는 것이 현재의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토종 속옷 브랜드들이 ‘젊은 매장·상품’을 콘셉트로 내세우며 재기를 도모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매장·상품 리뉴얼 이후 관련 매출도 늘고 있다. 토종 속옷 업체들이 SPA와 대형 마트 공세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해 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속옷 전문기업 ‘좋은사람들에 따르면 속옷 브랜드 ‘보디가드’는 최근 매장 리뉴얼 이후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9월 안양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리뉴얼에 들어간 보디가드는 총 7개의 새로운 인테리어가 접목된 리뉴얼 및 신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초까지 리뉴얼 매장 5곳의 평균 매출 신장률은 239.4%를 기록했다. 특히 구미G7점은 오픈 직후인 지난해 12월 7~25일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보다 608% 늘었다.
리뉴얼의 성공은 주 고객층인 30대의 소비 트렌드 변화를 브랜드 이미지에 접목한 데 있다. 리뉴얼로 탄생한 매장은 욜로(YOLO), 휘게 등의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맞췄고, 이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조준의 마케팅팀 과장은 “브랜드 리뉴얼로 노후화된 이미지를 벗고 기존 고객층인 30대 뿐 아니라 20대 고객들의 호응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비안도 최근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지난해 7월 브랜드 최초로 상설매장 ‘수원 매탄점’을 오픈하며 아울렛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비비안에 따르면 아울렛 매출은 오픈 직후 매출이 줄지 않고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 외에 비비안은 로드샵과 아울렛을 위한 전용 제품인 ‘퓨어 앤 에센셜(pure & essential)’을 출시해 젊은 층 끌어안기에 나섰다. 이 제품은 심플하고 젊은 디자인에 합리적인 가격이 특징이다. 해당 제품의 지난해 7월~11월간 매출은 같은 해 2월~6월 대비 23% 증가했다.
국내 속옷 시장은 매해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업체들이 속옷 시장에 뛰어들면서 전통 속옷 업체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속옷 업계 관계자는 “전체 패션시장이 침체 된 가운데 속옷시장만 성장하고 있다”며 “변신을 꾀하고 있는 토종 속옷 업체들이 젊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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