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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절벽·원자재 상승…조선 '생존의 한해'

[대우조선 4분기 적자·삼성重 2,500명 추가 감원]

대우조선 적자 전환으로 조선 빅3 나란히 영업손실

후판 가격 뛰는데 원화 강세에 선가 10% 곤두박질

올 경영 최악에도 업황은 회복…빅3 "고비 넘겨야"





남준우 삼성중공업(010140) 사장이 “올해 삼성중공업이 위기를 극복하느냐, 추락하느냐의 갈림길에 놓여있다”고 신년사를 밝힌 지 이틀 후인 지난 4일. 거제조선소에는 경영전략회의가 소집됐다. 경영진들은 이 자리에서 인력 2,500여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인사부서에서 올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 계획(최대 5,600여명) 대로 인력을 감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이에 더해 과장급 이상에서 진행하던 임금 반납을 사원급으로 확산하기 위한 논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6일 조선 3사 가운데 처음으로 2017년 4,900억원, 올해 2,4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이라는 경영전망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내년 5월에 실시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후 현대중공업(009540)도 26일 4·4분기 적자전환 전망(시장 예상치 3,600억원)과 1조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홀로 버티던 대우조선해양(042660)도 결국 4분기 1,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최악의 업황을 지나 회복 조짐이던 조선 빅3가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한꺼번에 적자의 늪에 빠진 것이다.

특히 연초부터 삼성중공업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카드를 빼든 것은 생존을 위한 고육지책이다. 선사들은 보통 선박을 수주한 후 설계와 자재 조달 등을 거쳐 약 2년 후에 건조에 돌입한다. 삼성중공업이 2016년 따낸 수주 물량은 전년(59억달러)의 12분의 1인 5억달러(7척) 이다. 2014년부터 수주 감소에 시달리던 삼성중공업은 올해 일감이 부족한 것은 물론 인도할 선박 수도 줄어 매출이 급감할 게 뻔하다. 삼성중공업이 지금까지 줄인 인력은 2,700여명. 2016년 자구계획을 밝힌 구조조정 인원(최대 5,600명)만큼의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생존의 고비를 넘겠다는 각오다.



무엇보다 해외 수주시장에서 2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컨테이너선과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중국업체와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중국업체들을 제치고 수주를 따내기 위해서는 원가경쟁력을 높여야 하지만 국내 환경은 반대로 가고 있다. 선박 건조에 쓰이는 후판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톤당 60만원에서 이달 초 72만원까지 뛰었다. 여기에 원화가치가 최근 2년 사이 1,200원에서 1,060원으로 수직 상승하면서 달러로 수주한 선박의 원화 가격이 급락했다. 특히 2016년 초 원화환산 가격이 1,400억원에 육박하던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가격은 지난해 말 1,200억원으로 하락했다. 원자재 가격이 뛰는 상황에서 원가를 낮출 방안은 인건비 구조조정뿐이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적자가 지속되면 삼성중공업처럼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내다본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올 하반기까지 예상한 수주 목표를 채우지 못하는 등 경영이 시급할 경우 현 인력을 유지하며 흑자로 돌아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하며 물동량도 늘어나 조선업황이 꾸준히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2003년 이후 건조된 선박들이 노후화되면서 발주량도 증가할 전망이다. 글로벌 조선·해운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는 이를 반영해 선박 발주량도 지난해 2,322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에서 올해 2,780만CGT, 내년에는 3,220만CGT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조선 3사가 위기를 넘으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조선 현장에서는 올해가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경우·김우보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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