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003850)이 올해 표적항암제·면역항암제 등에서 신약 개발을 가속화한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이 앞다퉈 항암제 개발에 나서고 있는 만큼 해당 분야에서 경쟁력을 쌓겠다는 취지다.
대표적인 후보물질로 보령제약의 자회사 보령바이젠셀에서 개발하고 있는 입양면역치료제 ‘엡스타인 바 바이러스(EBV) 특이적인 세포독성 T세포(CTLs)’를 꼽을 수 있다. 환자와 공여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분리한 뒤 바이러스 항원을 겨냥한 세포독성 T세포로 만들어 몸에 주입해 암세포를 없애고 환자의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를 이용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죽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고 재발을 방지한다. 현재 자연살상세포(NK) 및 T세포 림프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다.
EBV는 동양인의 경우 약 90%가 감염된 바이러스다. 정상인에게서는 바이러스가 암을 유발하지 않지만 면역체계가 손상되면 잠복한 바이러스가 활성화해 암을 유발한다. 주로 많이 발병되는 NK·T세포 림프종은 아시아권에서 많이 발생하는 질병으로 완치 후 2년 내 재발률이 75%로 높고 재발시 별다른 치료법이 없어 상당수가 사망한다. EBV-CTLs가 상용화될 경우 재발 가능성이 높은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5월 미국 유전자세포치료학회의 공식 저널인 ‘몰리큘러 테라피’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항암치료 및 자가이식을 받은 림프종 환자 10명에게 EBV-CTLs를 투여한 결과 환자 10명 모두 생존하고 4년 무병생존율이 90%로 집계됐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여러 표적으로 하는 암 항원에 따라 다양한 CTLs 세포를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갖고 있어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령제약은 2016년 화학연구원에서 도입한 PI3K 저해 표적항암제도 연구개발(R&D)하고 있다. PI3K는 세포 내 신호 전달 과정을 조절하는 효소로 악성종양에서 과발현돼 암세포의 생존·증식·전이에 영향을 미친다. 기존에 PI3K 억제제로 허가받은 제품으로는 글로벌 제약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자이델릭’이 있다. 만성림프구성 백혈병, 여포형 림프종, 소림프구 림프종이 재발했을 때 처방되고 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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