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29일 국민·연구자중심의 ‘과학기술 출연연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이진규 과기정통부 1차관은 “이번 발전방안은 과거 정부주도 하향식 정책수립 방식을 탈피해 상향식으로 연구현장과 함께 만든 ‘열린 정책’”이라며 “예산·사업, 평가 등 정부의 관리 관점이 아니라 인력과 조직, 연구활동, 문화 등 출연연 현장관점에서 연구생태계를 다룬 정책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출연연 스스로 역할과 책임(Roles & Responsibility·R&R)을 확장하는 정책이 추진된다. 이를 위해 연구자 주도, 기관 자율로 ‘해야 하는’ 연구를 정립하고, 올해 안으로 ‘출연연 R&R 국민보고대회’도 연다.
연구하는 출연연 환경 조성을 위해 하반기 중으로 10년 단위 ‘중장기 인력운영계획(2018~2027년)’을 수립하기로 했다. 또 ‘젊은 연구자’를 육성하기 위해 박사후연구원의 경우 연구과제를 마칠 때까지 일할 수 있도록 고용을 보장하는 ‘과제기반 테뉴어 제도’를 도입한다. 보통 박사후연구원의 계약 기간은 1년이지만, 계획에 따르면 3년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우수 연구자의 경우 정년(만 60세) 이후에도 일할 수 있게 하는 ‘우수연구자 정년연장 제도’의 정원을 현행 10%에서 15%로 늘린다는 방안도 이번 계획에 포함된다.
출연연 근거법 정비 등 법제 개선과 함께 현장의 개선 요구가 높은 연구과제중심제도(PBS) 제도는 TF를 통해 올해 안에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PBS는 출연연이 프로젝트를 수주해 연구비와 연구원 인건비에 충당토록 하는 제도로, 1995년에 도입됐다. 경쟁을 활성화해 출연연의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생겼지만, 프로젝트 수주에 함몰돼 출연연의 도전적이고 장기적인 연구를 방해한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이 밖에 국민과 과학기술계의 신뢰와 공감을 형성하기 위해 ‘과학기술 출연연 정보공시’ 제도를 도입하고 연구자와 연구팀 홈페이지 운영도 권장해 온라인 소통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이번 발전방안은 정부가 무엇을 할 것인가(what-to-do)를 제시하고, 출연연은 어떻게 할 것인가(how-to-do)를 구체화한 우리나라 최초의 과학기술 정책”이라고 말했다. /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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