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 왜 시급한가?’라는 주제로 마련한 토론회에서 이 같은 의견이 제시됐다고 밝혔다. 발제자로 나선 이동주 중소기업연구원 본부장은 “국내 소상공인의 평균 임금은 1,943만원으로 전산업 평균임금의 59.9%, 대기업 정규직 평균임금의 29.7%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이마저도 약 30% 이상을 대출 원리금 상환에 쓰고 있는 국내 소상공인의 궁핍하고 열악한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소상공인이나 영세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 대책으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현재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에 대해 재계에서는 통상마찰 가능성을 지적하며 반대하고 있지만 국민 2명 중 1명은 ‘통상 분쟁의 위험이 존재하더라도 소상공인을 위해 법제화해야 한다’고 응답하는 등 정책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정희 중소기업학회장의 진행으로 열린 종합토론에서 양창영 변호사와 이혜정 변호사는 기존 적합업종제도 도입이나 시행 과정에서도 통상 마찰 가능성 정도만 언급됐을 뿐 구체적인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를 이유로 통상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짚었다. 업계 대표로 참석한 이수동 중소기업식품발전협회장 등은 현재 소상공인들의 열악한 현실과 대기업의 횡포를 제시하면서,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의 시급성을 주장했다.
이 회장은 “도시락이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됐지만 도시락의 정의가 다소 불명확한 점을 악용하여 도시락만 뺀 김밥 등의 생산체제를 구축, 확장, 신설하는 대기업의 편법 진출로 소상공인의 피해가 여전히 심각하다”며 김밥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병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 위원장은 “소상공인이 무너지면 가계가 무너지고 나아가 국가 경제가 흔들리는 만큼 자영업·소상공인을 보호하고 골목상권, 일자리를 지켜야 한다”며,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가 최소한 소상공인의 안정적 경영을 보호해주는 ‘경제 그린벨트’라고 할 수 있다”며 법제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소상공인들이 세계무대에서 경쟁해야 할 대기업들과 생계 영역에서 경쟁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올해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소상공인의 경영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만큼은 조속히 실현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안’은 현재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1년간 계류 중이다.
/정민정기자 jmin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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