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원장은 1일 KB국민은행 서울 사당동 지점에서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금감원 검사 결과는 정확하다”며 “금감원 검사역들이 여러 채용비리 상황을 확인해 그 내용을 검찰에 보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금감원은 KB국민, 하나 등 시중 5개 은행에서 채용비리 22건을 발견해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금감원이 밝힌 채용 비리 정황에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을 비롯한 각 은행 전현직 고위 임원이 다수 연루돼 있어 금융회사 지배구조까지 흔드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가장 많은 채용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하나은행(13건) 등은 “채용 과정이 적법하게 진행돼 전혀 문제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어 금감원과 금융회사들이 ‘진실게임’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이날 최 원장의 발언을 두고 ‘경고성 메시지’를 던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당국의 또 다른 수장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채용비리와 관련해 일단 말을 아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구조조정촉진법 공청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채용비리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관련 최고경영진이 사퇴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앞으로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지난달 2018년도 업무계획을 내놓으면서 “채용 비리가 드러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최고경영자(CEO) 해임을 건의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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