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에 주식 호황 맞물려...채권형펀드, 7개월새 10조 썰물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커

당분간 자금유출 이어질듯

국내외 시장 금리가 상승하면서 국내 채권형 펀드의 자금이 썰물처럼 빠지고 있다. 증시 상승 전망이 이어지는 것과 달리 금리는 추가로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 당분간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펀드에선 최근 7개월간 10조3,500억원의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5,963억원이 빠져나간 것을 시작으로 올해 1월(-1조1,916억원)까지 순유출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 인상으로 시중 금리가 급등(채권값 하락)하고 국내 주식시장의 호황이 맞물리면서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채권형 펀드는 자금 유출이 본격화된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8조원 이상(10월 2조5,140억원, 11월 2조2,029억원, 12월 3조5,077억원) 순유출이 이뤄졌다. 투자자들은 자금을 회수했고, 지난달 주요 국내 채권형 펀드 수익률 역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2일(현지시간) 2.852%로 뛰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30일 연 2.784%로 3여 년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시장에선 미국 채권금리 상승에 국내 채권금리도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미국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3월 금리 인상 확률은 80.3%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연준은 연방기금 금리를 1.25∼1.50%로 0.25%포인트 인상했고 지난달에는 동결했다.

반면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한 우리나라는 올해 상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박호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