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NH농협금융 회장은 지난달 23일부터 일주일 일정으로 베트남·미얀마·캄보디아를 방문했다. 취임 이후 추진해온 동남아 지역 사업 거점들을 둘러보고 농협금융만의 특화된 현지진출 사업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김 회장은 현지 정부 당국 및 재계 그룹들과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다양한 사업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글로벌 사업 추진에 있어 ‘농협금융 온리 원(Only One) 전략’을 강조해왔다. ‘온리 원’이란 해외진출 시 진출국가의 농업 개발 니즈에 따라 농협경제 부문의 사업역량을 기반으로 한 유통·농기계·종자 등 실물경제 부문과 농업금융 전문 심사체계 등 금융 부문의 융합사업 모델로 타 금융사와 차별화된 글로벌 전략을 뜻한다. 농협이 가지고 있는, 지난 수십년간 한국 농업·농촌의 발전을 이끈 유통·경제, 생산 등 농업 실물 부문의 성공 노하우와 함께 고질적인 농촌 고리채를 해소한 농업금융 부문의 핵심역량이 바탕이 됐다.
실제 미얀마법인 설립인가를 받을 때 현지 정부가 농업금융 부문 노하우와 전문성을 높이 평가해 최근 진출한 금융기관 중 최단기간에 사업인가를 승인하기도 했다. 협동조합금융의 경험이 해외사업 경쟁력을 조기 확보하는 데 기여한 셈이다. 농협금융 고위관계자는 “농업·농촌 발전을 원하는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상업금융+농업금융이라는 차별화된 진출전략과 사업 모델은 현지 농업 발전뿐 아니라 농협의 장기 신성장동력 확충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기계금융사업같이 농협만이 할 수 있는 특화사업 접목도 고민하고 있다. 또 인도·인도네시아 등 타 국가에서도 유사한 추진 모델을 바탕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해갈 예정이다. 김 회장은 “농협금융만의 차별화된 장점과 지속적인 사회적 책임활동을 무기로 우리만의 글로벌 사업을 만들어나가고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신남방 지역에서의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적이다. 현지에 농협 브랜드를 알리면서 현지 정부와의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데 효과를 톡톡히 봤다. 대표적으로 NH농협은행은 지난해 총 8기에 걸쳐 베트남 농업농촌발전은행(아그리뱅크) 여신담당 직원 300명을 대상으로 직원 교환연수를 진행했다. 아그리뱅크와 직원들은 농협은행 본점에서 농협은행의 주요 사업 및 여신프로세스, 리스크 관리 정책, 농업 및 농촌에 대한 여신 정책과 제도 등을 교육받고 양재 하나로마트로 견학을 다녀왔다.
아그리뱅크는 지난 1988년 농촌 개발을 위한 자금조달과 공급을 목적으로 베트남 중앙은행이 단독출자해 설립했고 자본금 규모 및 지점 수로 볼 때 베트남 최대 은행이다. 이 같은 연수를 계기로 아그리뱅크와의 파트너십은 더욱 굳건해졌다.
농협은행은 또 한국이주여성의 베트남 모국 방문을 지원하고 있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총 91가정, 351명에게 베트남 모국 방문의 혜택을 줬다. 농협은행은 항공권과 체제비를 전달했고 이주여성들은 베트남에서 자국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지며 안정적으로 한국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농협은행이 한국과 베트남 교류의 중추가 된 셈이다.
이와 함께 타이응우옌성 지역 환경 개선 지원을 통해 꾸이끼초등학교 6개 교실을 증축하고 마을회관 건립, 스포츠의류 증정 등도 진행했다. 아울러 베트남 대학생(후에대 의과대학)에게는 장학금을 지급했다. 이를 토대로 농협은행은 한국산업통상자원부와 베트남 기획투자부가 공동주관하는 ‘베트남 투자진출 한국 기업 사회책임경영대상’을 수상했다.
인도에서는 지난해 농촌환경 개선 공사, 재능기부 등 농협 대학생의 해외봉사단 활동을 뒷받침했다. 농촌 지역 학교에는 중고 노트북을 기부했다. 미얀마에서는 유치원생 자녀를 둔 고객 총 570명에게 학용품을 나눠주고 양곤주마을·주민센터에는 중고 PC를 증정해 주정부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