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생활의 대부분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보내면서 시장경제와 공정한 경쟁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왔고, 대·중소기업간 공정거래 문제에 관한 정책도 많이 다뤘습니다. 30여년간 쌓은 경험을 토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신영선(57·사진) 중소기업중앙회 신임 상근부회장은 5일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신 부회장은 “350만 중소기업인들이 처한 엄중한 현실을 생각하면 가야 할 길과 해야 할 일이 주는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진다”면서도 “중소기업들이 그 동안 숱하게 외쳐왔던 대기업과의 공정한 거래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은 생산과 고용 측면에서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버팀목이지만, 중소기업이 처한 현실이 매우 취약하고 대기업과의 격차가 나날이 확대되면서 한국 경제는 중간 허리가 약한 ‘샴페인잔’에 비유되기도 한다”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문제를 풀어가려면 가장 먼저 대기업과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들여다봐야 한다”고 짚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첫 번째 과제로 신 부회장은 대·중소기업간 거래를 공정하게 만드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 동안 공직에서 공정거래 정책을 추진했던 경험을 살려 미력하나마 중소기업의 애로를 해소하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경제적 강자에게 유리하게 조성돼 있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바로잡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거래행태적인 측면에서는 대기업의 기술탈취나 전속거래 강요행위 등 불공정 행위를 뿌리 뽑아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신 부회장은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기업협동조합의 본연의 역할인 중소기업 상호간의 협동사업이 보다 활성화되도록 할 것”이라며 “특히 올해 처음 실시하는 ‘공동구매 전용보증제도’가 호응을 받고 있는 만큼 구매나 기술개발, 해외시장 개척처럼 중소기업 혼자 하기 어렵거나 (홀로 하는 것이) 비효율적인 영역에서 중기중앙회가 적극 앞장서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중기중앙회 스스로의 혁신도 역설했다. 신 부회장은 “중소기업과 회원조합을 더 잘 지원하기 위해서는 늘 고민하고 혁신해 나가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일하는 것으로는 중소기업 혁신을 제대로 지원할 수 없는 만큼 정확한 실태 조사와 체계적인 통계 축적, 데이터베이스화 등 업무 전반의 인프라 혁신도 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신 부회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에 입문해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 경쟁정책국장, 사무처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8년 1월까지 공정위 부위원장으로 재직했다./정민정기자 jminj@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