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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에 재산 상속분쟁 없어요"...유언대용신탁 키우는 증권사

[평생 금융집사로 변신하는 증권사]

신탁자 의사 반영 상속 설계로

미리 정한 수익자에 재산 배분

"노년층 수요 늘어날 것" 전망

NH·신영證 등 관련 상품 판매





지난 2009년 마이클 잭슨은 공연 준비 도중 자택에서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팝의 황제’ 자리를 오랜 기간 지키며 막대한 재산을 축적한 그였기에 사후 재산 상속 분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마이클 잭슨은 2002년 신탁계약을 통해 300억원 수준의 상속금액을 자녀들과 어머니에게 배분되도록 이미 플랜을 짜 뒀고 우려와 달리 유산 분쟁은 발생하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신탁을 통해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상속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관련 법 미비, 자산 노출 우려, 관심 부족 등으로 신탁이 활성화돼 있지 않았다. 유언신탁이 국내에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11년 신탁법 개정 이후 일부 은행권에서 판매되던 상품을 증권사에서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사후에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내 자산을 처분할 수 있게 됐다.

유언대용신탁은 고객의 재산을 생전에는 금융사가 관리하며 본인에게 이익금을 지급하다가 사후에는 미리 정한 수익자에게 계약 내용에 따라 재산을 상속하는 상품이다. 유언장을 작성하지 않아도 신탁계약만으로 재산을 상속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상속재산을 배우자와 직계자녀에게만 상속할 수 있던 일반적인 유언장과 달리 손자 등으로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신탁자의 의사가 반영된 상속설계가 가능하고 법적 효력을 놓고 분쟁이 벌어지기 쉬운 유언장과 비교해 상속분쟁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최근 주목받고 있다. 일부 선진국과 달리 세제혜택이 없어 아직까지 활성화되고 있지는 않지만 절세 수단과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인생은 한 번뿐이다)’ 트렌트가 노년층에도 퍼지며 상품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지고 있다. 오영표 신영증권(001720) 신탁부장은 “사후 자녀들이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노년층들이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상속을 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어 관련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 인력을 채용하며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증권사는 신영증권이다. 신영증권은 본인 생존 시 하나의 플랜으로 신탁을 설정하고 자산을 관리·운용하는 가장 전형적인 신탁인 ‘리빙 트러스트(Living Trust)’를 비롯해 기부·공익재단 설립까지 도와주는 ‘패밀리 헤리티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유가증권에서 발생한 이익(Income)을 제3자에게 사전에 증여하거나 소득분산을 통해 소득세 절세효과를 위한 신탁 상품인 이익증여신탁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NH투자증권(005940)은 ‘100세 시대 대대손손신탁’이라는 유언대용신탁을 판매하고 있다. 최소가입 금액은 부동산 10억원 이상, 부동산 외에는 5억원 이상(금전 수탁은 1억원 이상)을 맡겨야 한다. 한국투자증권도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오 부장은 “1년에 상속세와 증여세 신고 금액이 24조원에 달한다”며 “이 중 10%만 가져와도 큰 시장이어서 앞으로 더욱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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