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처방전 없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진통제는 대부분 내성이 생기지 않는 비마약성 진통제다. 크게 항염증 작용 없이 열만 내리는 해열진통제와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도 있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로 나뉜다. 열을 내리는 용도나 두통에는 해열진통제가, 몸살·편두통·근육통 등의 통증에는 소염진통제가 좀 더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열진통제의 대표 제품으로는 ‘타이레놀’이 있고 소염진통제로는 ‘부루펜’ 등이 유명하다.
타이레놀의 경우 아세트아미노펜 단일 성분의 진통제로 위에 장에 부담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빈속에 복용할 수 있는 진통제로 갑작스러운 발열 등에 도움이 된다. 또 카페인 성분 등이 없는 단일 성분 진통제로 내성이 적고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에 의한 부작용도 적은 편이다. 다만 아세트아미노펜의 경우 간에 무리를 줄 수 있어 간 질환이 있는 경우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다 복용하거나 술과 함께 먹을 경우 급성간염 등 심각한 간 손상이나 신장병의 위험도 커진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을 하루 3,250㎎ 이상 먹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으며 식약처 역시 하루 최대 허용치를 성인 기준 4,000㎎으로 제한하고 있다.
소염진통제 성분은 이부프로펜·나프록센 등으로 다양하다. 이부프로펜 성분에서 위장 장애 위험만 감소시킨 덱시부프로펜도 많이 쓰인다. 그중 이부프로펜 계열이 6개월 이상 소아에게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한 편이다. 소염진통제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약보다 빠르고 강한 진통 완화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대중적으로 많이 쓰인다. 다만 과량 복용할 경우 위장 장애(속 쓰림)의 위험이 있으므로 소화불량 등을 자주 겪는다면 피하는 편이 좋다. 신장에도 영향을 주므로 관련 질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장기 복용할 경우 혈압을 상승시킨다는 보고도 있어 고혈압약과는 함께 복용하지 않도록 한다.
전문가들은 대다수 비마약성 진통제는 자주 복용한다고 해서 효과가 떨어지거나 중독이 되는 것이 아니므로 통증이 나타날 때 무턱대고 참기보다는 초기에 진통제를 복용하는 편이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권한다. 다만 통증을 빠르게 줄이고자 많이 복용할 경우 크게 위험할 수 있으므로 정량·정법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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