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교육부는 6개월간의 단기 교육 프로그램인 ‘한국형 나노디그리(Nano-Degree)’ 계획안을 발표했다. 일자리 변화가 극심한 4차 산업혁명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다. 사실 나노디그리는 미국의 온라인 공개수업 업체인 ‘유다시티’가 운영 중인 교육과정으로 구글·IBM 등 글로벌 기업 30곳이 18개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은 직원을 뽑을 때 나노디그리 이수 여부를 주요 지표로 반영할 정도다.
무엇보다 현재 2년 또는 4년제로 운영되는 학사나 석사 과정으로는 시장에서 요구하는 인재가 제때 공급되지 못한다. 또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기르기도 쉽지 않다. 반면 나노디그리는 기업이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교육기관이 온라인과 현장학습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6개월 만에 인증이 가능하다. 특히 과정 이수자에 대한 평가 및 인증은 교육기관이 아닌 기업이 맡도록 해 현장 중심의 인재 양성이 가능하다.
교육부는 올 1월 KT와 나노디그리 관련 업무협약을 맺고 인재 양성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 상태다. KT는 △인공지능(AI) 서비스 △커넥티드카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사업을 진행해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가상현실(VR) 분야의 업체 선정을 2·4분기 중 마무리 짓고 하반기에 한두 업체를 더 선정해 9월 내에 나노디그리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ICT 분야를 중심으로 최대 10개 과정을 개설해 과정별 1개 기업을 선정할 계획이다. AI나 VR처럼 수요가 많은 분야는 몇 개 기업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교육 과정을 설계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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