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사진) 신한금융 회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중동을 찾아 국부펀드 등을 상대로 기업설명회(IR)에 나선다. 해외 사업 챙기기와 주가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 회장은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중동(두바이·아부다비)을 방문해 올해 첫 IR를 할 계획이다.
이번 출장에서 조 회장은 주요 국부펀드와 대형 은행 등 주요 투자가들과 면담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중동 국부펀드 중 하나인 아부다비투자청(ADIA)은 신한금융 지분을 1% 가까이 보유하고 있으며 쿠웨이트투자청(KIA)도 주요 주주 중 하나다. 싱가포르의 경우 싱가포르투자청이 신한금융 지분을 2% 정도 갖고 있다. 조 회장은 오는 4월1일에는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IR에서 직접 해외 투자가들을 상대로 올해 경영전략을 설명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주주총회 이후 해외 기관투자가 면담을 통해 지난해 경영 성과와 신한의 향후 경영전략을 설명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요청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이 신남방정책 지역인 동남아시아와 함께 중동을 처음으로 방문하는 것은 글로벌 사업을 챙기는 동시에 주가 관리에 더 힘쓰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5만3,700원까지 갔던 신한금융 주가는 이날 기준 4만5,950원까지 하락했다. 조 회장은 최근 내부적으로 “주가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2일 주주총회에서는 “향후 금리 상승이 계속되면 배당을 통한 환원보다 투자 수익을 낼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통해 종합적으로 주주가치를 향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주주 배당이 전년과 동일한 수준에서 집행된 점에 대해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보인 셈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취임 후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해외 IR를 직접 챙기고 있다. 아시아(싱가포르·베트남·홍콩·일본), 유럽(영국·프랑스·스웨덴·네덜란드), 북미(미국·캐나다) 등 가급적 많은 투자가를 만나기 위해 강행군을 이어가는 중이다. 9개국 11개 도시를 방문해 총 58개의 해외투자가 및 글로벌 기업들과 미팅을 진행했다. 하루 평균 미팅만 4~5개에 달할 정도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요 금융지주사와 같이 신한금융도 외국인 지분율이 70%에 육박할 정도여서 해외 기관투자가들과의 스킨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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