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마차 안주도 간편식이 있으면 좋겠어.”
간편식 안주 카테고리를 개척한 대상(001680) 청정원의 ‘안주야(夜)’(사진)는 소비자가 마트에서 무심코 내뱉은 이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한 직원이 상품 점검차 방문한 대형 마트에서 이 말을 흘려듣지 않고 안주 간편식의 성공 가능성을 검토하기 시작해 제품화에 이른 것이 바로 안주야다. 2016년 불막창, 무뼈닭발, 매운껍데기 3종으로 첫선을 보인 안주야는 지난해 2016년 대비 6배 이상 매출이 성장하며 냉동 안주 시장에서 68%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출시 이후 별다른 홍보도 없이 입소문만으로 유명세를 타며 인터넷에서도, 편의점에서도 구해 먹기가 힘들 정도다. 이 땅의 수 많은 혼술족과 홈술족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낸 결과다.
그렇다면 어떤 점이 인기를 끄는 요인일까. 안주야 초기작이자 대표 제품인 불막창, 무뼈닭발과 후속 출시돼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마늘근위 3종을 시식해봤다.
먼저 가장 인기가 높은 ‘불막창’의 경우 막창 특유의 냄새를 매우 잘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념의 양도, 재료에 묻어나는 정도도 적당했다. 무엇보다 고추 기름을 연상케 하는 깔끔하고 화끈한 매운맛이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기분이었다. ‘무뼈닭발’은 170도 오븐에 구워 기름기를 쫙 빼 쫄깃한 식감을 그대로 담았다고 설명했는데 실제 오독오독 씹는 맛과 쫄깃한 육질이 훌륭했다.
‘마늘근위’는 매운 맛을 어려워하거나 가벼운 안주를 찾는 이에게 적합하다. 단짝인 소주와의 궁합도 물론 좋지만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맥주에도 잘 어울려 자주 찾게 될 것 같다. 버터로 풍미를 더 한 점은 신의 한 수. 꼬들꼬들한 식감의 닭근위에 마늘과 버터의 향긋한 풍미가 더해져 앞의 매콤한 메뉴와는 먹는 즐거움이 또 달랐다. 근위의 간도 처음 씹는 순간부터 목으로 넘기는 순간까지 유지되는 정도가 비슷해 맛이 잘 설계된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재료인 닭근위와 부재료인 마늘의 비율 또한 적절해 주객이 전도되는 실망감은 없었다.
양은 혼자 먹기에는 조금 많은 것 같다. 둘이서 먹을 거라면 양파나 마늘 같은 채소를 좀 더하면 충분하다. 단 용기에 적힌 조리 방법과 주의사항을 충분히 숙지하시기 바란다. 특히 전자레인지 출력에 따라 조리 시간을 다르게 해야 한다. 우리 집 전자레인지 출력이 높은지, 포장지에 표시된 시간대로 돌렸다가 너무 바짝 말라붙어 제품 하나를 버려야 했다.
집에서 소주 한 잔 기울이실 집안 어른들이나 혼자 자취하는 친구에게 선물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위장과 마음의 허기를 달래줄 제법 괜찮은 아이템 같다.
시장조사기관인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냉동안주 가정간편식(HMR) 시장규모는 2016년 76억 원에서 2017년 494억 원으로 6배 이상 상승했다. 국내 대표 식품 기업에서는 안주 전문 브랜드 및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는 상황으로 앞으로도 안주 HMR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홈술족들의 ‘홈술 레벨’을 업그레이드 해 줄 다양한 안주간편식을 기대해 본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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