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제대로 뿔났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을 상대로 불법·편법 로비를 한 의혹이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이례적일 만큼 강한 톤으로 반박했다.
삼성은 10일 자체 인터넷 뉴스룸을 통해 “회사는 모든 것을 검토한 후 다른 일반적 후원 계약과 같이 연맹을 통한 합법적 후원을 했다”며 “평창 올림픽 유치와 관련한 불법 로비는 결코 없었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그러면서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이후에 극히 일부의 의혹을 부각해 정당하고 합법적인 스포츠 후원을 편법·탈법적인 로비로 매도함으로써 기업의 정당한 스포츠 후원 의욕을 꺾지 않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건희 회장이 평창올림픽 유치 이전인 2007년과 2003년에도 IOC 위원으로서 유치 활동을 벌였다”면서 “이를 사면이나 정경유착과 직접 연결하는 것은 국내외 스포츠 양성을 위한 노력을 폄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마디로 이 회장이 사면 이후 여론 뭇매를 피하고 사면을 정당화하기 위해 무리한 로비에 나섰다고 추정하는 것은 ‘억지춘향식 짜 맞추기’라는 것이다. 삼성은 특히 이번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의 이전 보도를 인용했다. 삼성에 따르면 이 언론은 ‘평창 압승, 우연 아니다…맞춤전략으로 승리’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한국의 한 IOC 위원은 다른 IOC 위원이 키우는 강아지 이름까지 외웠다”며 표심 잡기를 칭찬하기도 했다.
재계 반응은 삼성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재계의 한 임원은 “제 얼굴에 침 뱉기 아닌가. 어떻게 이런 악의적 보도를 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경제 5단체의 고위 관계자도 “이 회장의 유치 노력을 칭송할 때는 언제고 이러느냐”며 “근거도 부실하다”고 꼬집었다.
각종 포털사이트 게시판 등에서도 비난 댓글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로비스트가 합법인 나라가 제법 되는데 단지 로비스트와 협의했다는 이유로 삼성과 엮어 무리하게 몰아세우고 있다”며 “설사 그런 일이 있었다 해도 국가 차원에서 좋은 일 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다른 네티즌도 “이런 식이면 국가 행사에 어느 기업이 지원을 해주겠느냐”며 “삼성과 롯데 등 대기업 후원으로 삼수 만에 평창올림픽을 유치해놓고서는 왜 이제 와 물고 늘어지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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