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기업은행과 손잡고 시중은행 최초로 중국 항공기 금융 시장에 진출했다. 단순히 처음 항공기 시장에 뛰어든 차원을 넘어 우리은행이 전당포식 영업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투자은행(IB)으로 전환하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3일 우리은행은 중국계 항공기 리스 전문회사인 CMIG항공의 에어버스 A330 구입자금 8,000만달러를 최근 금융주선과 직접 대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항공기 담보로 각각 4,000만달러, 3,900만달러를 대출해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CMIG항공은 중국 민생투자그룹의 계열사로 현재 16대의 항공기를 보유한 항공기 리스 전문회사다. 이번에 우리은행을 통해 구입한 항공기는 쓰촨항공이 운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프로젝트는 항공기 구입자금 대출뿐 아니라 우리은행 홍콩지점을 통해 리스료 관리와 담보 관리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종합 항공기 금융 서비스다.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이 같은 항공기 금융에 참여한 것은 우리은행이 처음이다. 그만큼 고도의 기법이 필요해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항공기나 선박금융 등은 수수료 수익이 많이 발생하는 구조로 전당포식 영업에서 벗어나 선진금융 본연의 IB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IB와 글로벌 경험이 많은 손태승 행장이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항공기 금융 시장 진출을 계기로 글로벌 네트워크와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동아시아 IB 시장에서 해외 우량자산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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