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이 지난해 매출을 처음으로 2조원대까지 끌어올렸지만 6,000억원대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꾸준한 외형 성장에 최근 대규모 증자까지 마쳐 생존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게 자체 평가지만 다소 늘어나는 재고와 영업적자 폭은 계속해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6,846억원, 영업손실 6,38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전년대비 40.1%나 증가하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지만 영업손실도 13% 증가하며 최대치를 찍었다. 다만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덕분에 영업손실률은 지난해 24%로 전년대비 6%포인트 감소했다.
로켓배송 상품이 700만종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소비자 수요가 늘어난 탓이라는 게 쿠팡 측 설명이다. 매출을 큰 폭으로 늘렸지만 인건비, 물류 인프라 투자비 등 고정비 부담도 커졌다는 얘기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매출을 키워나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영업손실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쿠팡 측은 증자 등을 통해 8,130억원의 현금 보유액을 확보했다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유동성 문제 가능성을 일축했다. 올 들어 미국 법인에서 보유 중인 기존 투자금 가운데 5,100억원을 증자 형태로 한국법인 자본확충에 사용했다는 것이다. 다만 쿠팡이 제출한 감사보고서에서는 3,021억원만 표기됐다. 회계감사가 완료된 후에도 추가로 증자가 이뤄졌단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작년 말 기준 쿠팡의 재고자산은 2,884억원, 재고회전율은 연 12회다. 판매하는 품목 수가 늘어난 덕분이다. 쿠팡은 고객 호응도가 높은 로켓배송을 위해 매일 수백만 개의 상품을 배송할 수 있는 전국 54개 물류 네트워크를 최근 완성했다고 밝혔다. 현재 700만종 이상의 로켓배송 상품을 갖추고 있으며 4월 현재 4,000억원 규모의 상품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반품자산도 전년대비 2억원가량 늘어난 약 5억원이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수백만 가지의 상품 중 원하는 상품을 매일 자정까지 주문하면 99.7% 하루 이내에 바로 받아볼 수 있다”며 “앞으로도 좋은 품질의 상품 구색을 확대하는 한편 빠르고 편한 로켓배송과 결합해 최고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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