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 대부분이 공단이 다시 가동되면 다시 입주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환경 변화로 경영 환경이 어려운 만큼 인력이 풍부하고 인건비가 저렴한 개성공단이 충분히 메리트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29일 중소기업중앙회와 개성공단기업협회가 함께 실시한 ‘개성공단기업 최근 경영상황 조사’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기업(125곳 중 101곳 응답) 중 96%가 재입주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정부와 북측의 재개조건 및 상황 판단 후 재입주’ 의향이 69.3%로 가장 많았다. ‘무조건 재입주’ 의향도 26.7%를 차지하는 등 응답기업의 96%가 재입주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시설 투자가 많은 전기전자 업종의 경우 ‘무조건 재입주’ 응답은 없고 ‘재입주 의향 없음’ 응답이 높게 나와 불안정한 사업 환경에 대한 피로감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재입주 희망 이유로는 전체의 79.4%가 ‘개성공단이 국내·외 공단 대비 우위의 경쟁력 보유’를 꼽았다. ‘투자여력 고갈 등으로 개성공단 외 대안이 없어서’(10.3%)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개성공단의 경쟁력 우위 요소로는 ‘인력이 풍부하고 인건비 저렴하다’(80.3%)를 들었다.
개성공단 재개 시점은 전체의 98%가 ‘문재인 정부 임기 내 가동될 것’이라며 남북경협에 대한 장밋빛 기대감을 내비쳤다. 응답기업 10곳 중 6곳(60.4%)이 ‘해외공장이전, 대체시설확보 등 사업재기를 위해 노력 중’이며, 10곳 중 1곳 이상(13.9%)이 ‘사실상 폐업인 상태’라고 응답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현재 기업 경영상 애로사항으로는 ‘원자재 구입, 노무비 등 경영자금 문제’(58.4%)를 1순위로 나왔다. 다음으로 ‘거래처 감소로 주문량 확보 문제’(38.6%), ‘설비자금 확보 문제’(35.6%) 순이었다.
재입주 의향을 밝힌 기업들이 꼽은 애로사항으로는 ‘재입주를 위한 재원마련 등 금융애로’(66.0%)와 ‘중복과잉투자로 발생하는 애로’(23.7%)를 꼽아 재입주를 위한 여건 조성과 정책적 뒷받침에 대한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최윤규 중기중앙회 산업통상본부장은 “2004년 개성공단 첫 생산품이 반출되면서 남북경협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 만큼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개성공단이 하루 속히 재개되기를 희망한다”면서 “개성공단 재개와 확대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이 구체화 되는 신호탄”이라고 강조했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으로 개성공단 재개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개성공단 재개시 입주기업들이 피해를 복구하고 경영 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정부가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민정기자 jmin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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