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세 번째 금융감독원장이 이르면 이번 주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헌 서울대 객원교수, 원승연 금감원 자본시장 담당 부원장, 김오수 법무연수원장 등 민간 출신 3파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들은 현재 신임 금감원장 후보로 청와대의 인사 검증을 받고 있다. 비관료 출신이면서 현 정부의 금융개혁 철학을 잘 이해한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정부는 당초 신임 원장 인선을 6·13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금융개혁의 시급성을 감안해 검증 과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단행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1948년생인 윤 교수는 소신이 강한 타입으로 비관료 출신 중에서 금융개혁과 공통분모가 가장 많다.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이자 금융위원회 민간 자문기구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 민간위원장으로서 금융개혁의 청사진에 관여하고 있다. 혁신위는 지난해 12월 금융공공기관에 대한 노동이사제 도입 등 금융개혁 권고안을 내놓기도 했다. 또 윤 교수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자문역을 했으며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등과 경기고 동문이다.
원 부원장은 1964년생으로 금융 실무와 학식을 겸비한 진보 성향 인사다. 지난 2012년 대선 때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함께 안철수 대선캠프에서 활동했다. 지난해 6월 공정거래위원장 인사 검증이 이뤄질 때는 김상조 후보자에 대한 지지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생명보험협회 보험경제연구소,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등에서 현장 경험을 쌓았고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해 금감원에 합류했다.
다만 채용비리 논란으로 최흥식 전 원장이 물러난 데다 김기식 전 원장도 2주라는 최단기 불명예 퇴진을 한 만큼 ‘현미경 검증’을 통과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금융권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검증을 넘어서면 이번 주 발표할 수 있겠지만 미투 등 꼼꼼하게 뜯어봤을 때 만만치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1963년생인 김 원장은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고시 30회로 공직에 입문했고 현재 법무연수원장으로 재직 중인 정통 법조 엘리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 서울북부지검장 등의 보직을 거쳤으며, 검사 시절 금융이나 민사, 특허 쪽 사건을 많이 담당했으나 금융권 전문성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함께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유력한 차기 금감원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나 본인의 의사가 관건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행정고시 28회)과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29회), 김용범(30회) 금융위 부위원장 등이 후보군에 들어 있다곤 하나 관료 출신은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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