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30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DTC유전자검사 제도개선과 관련된 공청회를 열고 민관협의체가 지난해 연말부터 6개월간 11차례에 걸쳐 논의한 개선안을 공개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현재 허용이 검토되고 있는 DTC유전자검사는 기존의 피부미용, 탈모 등의 웰니스와 관계된 유전자검사를 넘어 당뇨와 고혈압, 뇌졸중, 임신성당뇨 등 질병을 아우르는 범위까지 확대된다.
검사가 가능한 질병·웰니스 항목에 대해서는 정부가 고시 등을 통해 규정하되 검사대상 유전자에 대해서는 검사기관 및 기업이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는 등 자율성을 대폭 인정할 방침이다. 예컨대 A기관과 B기관 모두 당뇨 발병 예측 유전자검사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도 정확도나 유효성 등은 다를 수 있어 서비스별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는 말이다. 개선안은 해외 다수 국가에서 허용하고 있는 유전자검사와 학술연구 등을 통해 유전자와 질병의 관계가 명료하게 입증된 항목에 대해 검사를 허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종극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의생명연구소 교수는 “사실상 사람의 모든 표현형(질병 포함)에 대한 DTC 유전자 검사를 전면 허용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검사기관을 1~3등급으로 나눠 사전 인증을 통과하지 못한 기관은 질병 예측 등의 서비스는 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개선안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아 그대로 정책에 반영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강양구 코리아메디케어 콘텐츠본부장은 “신고제를 인증제로 전환하는 것이 오히려 신규 기업들의 진입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김나경 성신여대 법과대 부교수 역시 “질병 예측 유전자검사의 확대는 과도하고 근거 없는 불안을 야기할 수 있어 보다 신중히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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