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이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자산운용 인력들을 한곳에 모은다. 30% 이상 격차를 벌려 진정한 리딩금융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는 윤종규(사진) KB금융 회장이 예대마진 이익에서 벗어나 자본시장 중심의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내린 조치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오는 6월 KB증권의 서울 여의도 교직원공제회(더케이타워) 이전에 맞춰 은행·손해보험·생명보험 등 계열사 자산운용 인력 150여명도 함께 옮길 예정이다. KB금융의 한 관계자는 “KB증권이 중심이 돼 계열사 고유자산 운용부서를 통합하는 원펌(One-Firm) 전략”이라며 “빠른 의사결정으로 유연한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자본시장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지주 내 자본시장 부문을 새롭게 신설하고 윤경은 KB증권 세일즈&트레이딩(S&T) 담당 각자 대표를 총괄 부문장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지난 1·4분기 경영평가 결과 특별한 진전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번 물리적 통합을 계기로 자본 시장 중심의 새로운 먹거리 발굴작업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그룹 전체 고유자산 운용현황 점검 및 모니터링을 통해 투자수익 관리체계를 마련한다. 이를 위해 KB는 외부 기관으로부터 컨설팅을 받아 은행과 증권의 주식·채권 운용부서를 통합하는 트레이딩센터 구축작업도 진행 중이다. 트레이딩센터에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시황과 뉴스를 전달하는 대형 전광판, 최신 정보전달 사무처리 시스템 등이 갖춰진다.
윤 회장이 이같이 자산운용 인력 통합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은 은행지주를 넘어 자본시장 부문과의 시너지를 본격화하기 위해서다. 계열사 협업 확대를 위한 매트릭스 조직체계 강화의 일환인 셈이다. KB는 글로벌, 기업투자금융(CIB), 자산관리(WM) 분야에서 매트릭스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1·4분기 1조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음에도 은행 비중이 70%에 가까울 정도로 높은 상황이다.
단 KB자산운용은 현재 입주 중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빌딩에서 올해 7월 국제금융센터(IFC)로 이전할 계획이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이현승 각자 대표를 영입하며 부동산·실물 등 대체투자 운용능력을 강화했다.
한편 신한금융도 은행·금융투자·보험 등 그룹 계열사가 운용하고 있는 고유자산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그룹 투자운용사업부문(GMS)’을 올해 초 신설했다. 은행·생명·증권 등 신한금융그룹의 총 고유자산 규모는 46조원에 이른다. 현재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에 GMS기획실(은행·금투·생명) 직원 10명 정도가 함께 있고 7월까지 전체 150여명의 고유자산 운용인력들이 여의도 금투 본사로 이동해 물리적 결합을 할 예정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를 중심으로 계열사 간 고유자산 운용(PI)과 WM, 투자은행(IB) 협업 시너지가 더욱 높아져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원·노희영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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