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북한에 대한 전문성을 보면 수은이 크게 앞서 있다. 수은은 북한 개발의 마중물인 남북협력기금을 지난 1991년부터 위탁 관리하면서 내부적으로 남북협력본부와 북한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향후 북한 개발이 본격화될 경우 국책은행을 통해 약 3,000억달러(약 323조원)를 조달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때 전문성에서 앞선 수은이 산은을 제치고 주도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원회 산하인 산은과 달리 수은이 기획재정부 관할 공공기관이라는 점도 수은의 ‘역할론’에 방점을 싣는 대목이다. 향후 북한 개발의 청사진은 결국 기재부가 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은 내부에서도 북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산은과 수은 모두 현재 해외 개발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북한 개발은 수천억원짜리 해외 사업과 규모와 중요도 측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아서다. 수은 내부에서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과거 수은 행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산은이 수은의 형님”이라고 발언해 구겼던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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