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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진단] 혼돈의 한국바이오 '산업'은 살려야한다

한영일 바이오IT부장

글로벌경쟁력 24위 불과한데

삼성바이오發 시장 위축 우려

정부, 회계 '이중잣대'로 논란

거액 필요한 바이오 특성 무시

경영판단 존중...넓은 시야 필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논란이 주가 폭락, 바이오 산업 위축, 삼성의 지배구조 등과 엮이면서 ‘고차방정식’이 돼버렸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일 이례적으로 제재 대상 업체를 사전에 공개하자 기업은 직격탄을 맞았고 시장은 혼란에 휩싸였다. 금융위원회가 오는 17일 감리위원회를 열기로 해 금감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간 치열한 논리 다툼이 예상된다.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나올 증권선물위원회의 최종 판단에 따라 둘 중 하나는 치명상을 각오해야 한다. 더욱이 앞으로 최종 관문까지 주가가 출렁거려 투자자들이 당할 피해는 물론이고 이제 갓 비상을 시작한 국내 바이오 산업의 위상에도 금이 갈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걱정이다. 우리나라 바이오 산업은 최근 몇 년 새 의미 있는 발전을 이뤘다. 하지만 객관적 지표를 볼 때 ‘글로벌 수준’이라고 자평하기에는 이르다. 국내 바이오(제약) 시장 규모는 22조원으로 세계 15위권이다. 무역수지는 연 3조원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9년 동안 개발한 신약 수는 29종으로, 특히 바이오업계의 시금석으로 여겨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약품은 9종에 불과하다. 바이오경쟁력 순위는 최근 하락세를 지속하며 24위로 내려앉았다.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토종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기업의 활약에 힘입어 우리가 ‘바이오 강국’에 올라선 듯한 착시현상이 있지만 산업의 평균치를 보면 얘기가 달라지는 셈이다. 특히 우리보다 바이오 산업에 늦게 뛰어든 중국의 경우 최근 각종 기술적·행정적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는 등 초스피드로 ‘바이오 굴기’에 나선 상황이라 우리나라 바이오 산업이 느끼는 긴장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터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논란은 자칫 갈 길이 먼 한국 바이오 산업의 성장 속도를 갉아먹을 수도 있다. 더구나 금감원의 갑작스러운 발표과정에서 나타난 정부의 ‘이중잣대’ 논란과 ‘절차적 정당성’의 훼손, 그리고 석연찮은 발표 시점 등을 보면 더더욱 그러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회사 설립 이후 1·2·3공장 건설과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3조원을 쏟아 부은 끝에 의약품위탁생산(CMO)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섰다. 하지만 ‘삼성’에 대한 정부의 삐딱한 시선과 불확실성에 거액을 베팅해야 하는 바이오 산업의 특성을 외면한 ‘외눈박이 행정’의 볼모로 전락한 모양새다.



정부는 바이오 산업에 대해 규제 완화 드라이브를 나름대로 강하게 걸고 있다. 하지만 정작 한켠에서 기업의 경영 판단을 무시한 채 ‘회계 족쇄’를 채우려는 것은 모순이다. 특히 이번 사건이 삼성바이오로직스라는 하나의 기업을 넘어 국내 바이오 전체에 대한 투자 리스크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 정부가 이번 문제를 보다 근본적이고 넓은 시각에서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han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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