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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근로단축 앞두고 기업 해외이전 문의 쇄도

최저임금 인상까지 맞물려...경제단체들 "상황 심각"

"시설 투자도 의미없다" 중기, 해외 살길찾기 나서

1415A03 연도별 해외직접투자 동향




보도블록 제조업체 D사의 김성식(가명) 대표는 올해에만도 베트남 하노이를 두 차례나 방문했다. 공장 부지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충북 단양에서 공장을 가동 중이지만 급격한 노동환경 변화에 해외이전을 결심했다. 김 대표는 “전체 공정의 80%를 기계로 소화할 정도로 설비를 자동화했지만 기계 대체가 불가능한 후공정은 노동집약적 분야라 일정 규모 이상의 인력이 필수적”이라며 “지금처럼 인건비가 급격하게 오르면 한국에서 공장을 돌릴 수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13일 경제단체와 중견·중소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환경 변화로 ‘코리아 엑소더스’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전에도 노동집약적 업종을 중심으로 해외이전 움직임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반도체 소재 등 최첨단기술 업종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경제단체 고위관계자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요즘 지방 상공회의소에 해외이전을 문의하는 중소기업인들이 많은데 꽤 심각한 수준”이라며 “구체적인 통계는 잡히지 않지만 한국에서 공장을 가동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며 떠나겠다는 기업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들 상당수는 노동집약적 업종으로 기술보다 노동 투입을 통해 이익을 내는 분야”라면서 “그동안 시설 자동화 등으로 겨우 버텼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맞물리면서 더 이상의 시설투자가 의미 없다고 보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중소기업의 해외이전 추세를 엿볼 수 있는 해외직접투자는 지난해 437억달러(약 47조원)로 전년 대비 11.8% 늘었으며 3년 전에 비하면 152억달러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근로시간 단축 시행이 해외이전 가속화의 결정적 불씨가 됐다고 보고 있다. 제조설비 업체를 운영하는 최수혁(가명) 대표는 “업계는 정부가 ‘52시간 이상 일을 시키면 불법이니 지키지 못하면 떠나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민정·박해욱기자 jmin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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