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연 서울대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취업준비생 124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취업준비생의 39.5%(49명)는 우울증 진단이 가능한 수준의 임상적으로 유의한 우울 증상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또 15.3%(19명)는 취업 스트레스로 인해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학에서 인문·사회계열을 전공했거나 학자금 대출을 받은 취업준비생의 스트레스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학 및 사회과학 전공자의 취업 스트레스 수치는 55.86으로, 전체 평균치(52.12)와 자연과학 및 공학 전공자(49.09)를 모두 웃돌았다. 학자금을 대출받은 학생의 취업 스트레스 수치도 57.32로, 그렇지 않은 학생(52.98)보다 컸다.
제1 저자인 임아영씨는 “표본이 124명에 불과하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취업준비생의 정신건강 실태를 살폈다는 데 이번 조사의 의미가 있다”며 “젊은 세대의 자살률이 높고 청년 실업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지만 젊은 구직자의 정신건강 상태를 조사하는 연구는 드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취업준비생의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개입이 시급하다”면서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정신건강 서비스를 비롯 사회적 지지의 확대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영문 국제학술지(JKMS) 최신호에 게재됐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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